패션 불황에 ‘옷 갈아 입는’ 패션기업들…브랜드↓ 조직통합 ‘변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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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2월 22일 0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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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패션, 올 들어 브랜드 2개 철수
신세계인터·LF, 다각화 성공…삼성·코오롱도 새 브랜드 추진

빨질레리 © News1
빨질레리 © News1
국내 대형 패션업체들이 브랜드를 정리하고 조직 통합에 나서고 있다. 또한 신규 사업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 찾기’가 한창이다. 계속되는 패션업 불황에 살아남기 위한 ‘변신’인 셈이다.

먼저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 들어서 브랜드 2개를 접었다. 앞서 지난해 말에는 남성복 사업부를 통합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이하 코오롱FnC) 역시 올해 들어 남성복 사업부를 합쳤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2017년 한국 패션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1.6% 줄어든 42조4704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규모가 감소한 것은 9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연합회는 “시장 침체가 2년 연속 지속할 것”이라며 2018년 시장 규모는 0.2% 위축된 42조4003억원으로 전망했다.

◇삼성물산 패션, 사업부 합치고 브랜드 정리…브랜드 가다듬는 대형사

삼성물산 패션 그라니트. © News1
삼성물산 패션 그라니트. © News1
22일 삼성물산 패션부문에 따르면 1989년부터 30년간 운영했던 이탈리아 남성복 브랜드 ‘빨질레리’의 국내 라이선스 사업을 올해 하반기에 중단하기로 했다. 빨질레리의 백화점 매장 41개 점은 올해 상반기까지만 운영하고 문을 닫을 예정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남성복 사업 축소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지난해 말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주력 사업인 남성복1·2 사업부를 통합하는 소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일각에서는 이서현 전 사장이 물러나고 전문경영인으로 박철규 패션부문장이 선임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 효율화를 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5년전 YG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론칭했던 브랜드 ‘노나곤’ 역시 중단하기로 지난달 결정했다.

또 지난해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중국을 겨냥해서 내놨던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의 중국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시켰다. 2016년에는 엠비오와 라베노마를 정리하고 빈폴키즈를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전환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빨질레리 라이선스 계약 종료를 앞두고 시장 상황에 맞춰 이렇게 하는 것(사업을 접는 것)이 맞겠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남성복 1·2 사업부도 통합과 분리를 계속해 왔고 인원 변동은 없다”고 말했다.

다른 패션 대형사들도 브랜드를 꾸준히 정리 중이다. LF는 여성복 브랜드 ‘모그’와 남성복 브랜드 ‘일꼬르소’, 캐주얼 브랜드 ‘질바이스튜어트’의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하고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전환했다. 2017년에는 1세대 남성복 ‘타운젠트’를 접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 자회사 한섬은 이탈리아 남성복 브랜드 ‘일레븐티’와 영국 브랜드 ‘벨스타프’를,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아동복 브랜드 ‘톰키드’, 미국 패션 브랜드 ‘바나나리퍼블릭’을 철수했다.

코오롱FnC도 삼성물산 패션부문처럼 남성복 사업 조직을 통합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2개(C본부·CM사업부)로 나눠져 있던 남성복 사업부를 ‘M(맨즈)본부’로 통합한 것. 남성복은 경기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복종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앞서 코오롱FnC는 ‘브렌우드’ ‘지오투’ ‘스파소’ 등 자사 남성복브랜드 콘셉트를 재정립하고 지오투의 경우 슈트 라인을 접는 등 사업구조를 개편했다.

◇브랜드 정리 뒤에는 신사업으로 체질 개선

브랜드와 조직을 정리한 패션 대형사들은 새 브랜드와 신사업을 추진하며 체질 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다.

먼저 화장품 사업에 성공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영업이익 전년대비 119% 급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는 지난해 연 매출이 120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매출 2000억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신사업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LF의 실적도 큭 개선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LF는 패션기업에서 라이프스타일 전문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하고 사업 영역을 유통, 식품, 화장품, 방송, 숙박 등으로 넓혔다. 가장 최근에는 코람코자산신탁을 인수했다.

인수·합병(M&A)를 통해 몸집을 불린 한섬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67% 증가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패션 브랜드가 아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그라니트’를 새롭게 론칭하며 사업 영역을 홈퍼니싱으로도 확대했다. 또 신발 브랜드 ‘브룩스 러닝’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그라니트 같은 경우 올해 중 매장을 5~6개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꾸준히 새로운 사업을 탐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성복과 스포츠웨어 중심의 코오롱FnC도 지난해 말 한섬의 여성복 브랜드 ‘이로’를 넘겨받으며 여성복 사업 강화를 꾀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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