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셋값 폭등 부른 12·16대책, 집 없는 서민 울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1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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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을 안정시키겠다던 12·16부동산대책으로 애꿎은 전셋값이 치솟고 있다. 그제 KB국민은행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지난해 12월 0.38% 올라 1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주간 상승률은 더 가파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2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전주보다 0.23%나 올랐다. 이는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실제 서울 강남3구를 중심으로 전셋값 호가가 1억∼2억 원씩 뛰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으로 주택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국제고 폐지 및 정시 확대로 강남 8학군 수요가 늘어 집값이 요동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정부가 갑자기 집을 팔 수도, 살 수도 없게 한 사실상 부동산 거래 동결 정책인 12·16대책을 발표했다. 고가 주택 담보대출이 꽉 막히자 매매 수요가 전세 수요로 옮겨간 반면 양도소득세 감면을 위한 실거주 조건이 강화돼 전세 공급은 줄어들었다. 여기에 늘어난 보유세가 전셋값에 반영되면 전셋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동산 매매를 억제하자 그 풍선효과로 전셋값이 폭등한 것이다.

그제 정부는 고액 전세 소유자의 임대소득세 등 탈루를 단속하겠다고 했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언제든지 추가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두더지 잡기식 반(反)시장적 정책은 결과적으론 부동산 시장을 교란하고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근본적으로 부동산 거래가 활성화하도록 세제를 개편하고 수요와 공급이 불균형한 곳에 공급을 늘려야 한다. 반드시 집값은 안정돼야 한다. 하지만 이번 전셋값 폭등처럼 정부의 설익은 부동산 정책이 오류를 낼 때마다 가장 힘들어지는 건 집 없는 서민이다.
#12·16부동산대책#전셋값#분양가상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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