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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北 미사일 도발에 미리 면죄부 주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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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北 미사일 도발에 미리 면죄부 주려는 건가

동아일보입력 2009-03-31 02:53수정 2009-09-2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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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군사적 대응에 반대한다는 발언을 했다. 이 대통령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회견에서 일본의 요격 방침에 대한 질문에 군사적 대응 반대를 거론해 결과적으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더라도 요격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답변했다. 북한에 압박을 가할 수 있는 중요한 대응카드를 사용하지 말자고 했으니 사실상 북한의 도발을 용인하겠다고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청와대의 공식 설명을 보면 정부에 애초부터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저지하려는 의지가 있었는지 의심스럽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은 미사일 문제 하나 때문에 남북관계에 경색 또는 위기를 불러올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불필요한 긴장 조성으로 치부하는 시각이다. 청와대는 핵무기를 개발한 북한이 장거리 탄도미사일에 몰두하는 이유를 모른단 말인가.

이 대통령의 회견에 앞서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도 북한 미사일을 요격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미가 미사일 도발을 저지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도 모자랄 판에 도리어 북에 힘을 실어주는 어이없는 공조(共助)를 한 셈이 됐다.

한미의 무책임한 대응은 심각한 후유증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군사전문가들은 이 대통령의 발언이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에 대한 허가장을 내준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북한은 이제 마음 편하게 도발을 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한미 양국이 일찌감치 후퇴했기 때문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유엔이 강력한 제재를 하기도 어려워졌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용인함으로써 핵확산금지조약(NPT)과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가 깨지거나 의미를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전문가도 많다.

이 대통령은 남북 공존을 위해 강경대응이 반드시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면서 개성공단 폐쇄와 같은 극단적인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북한은 기다렸다는 듯 어제 개성공단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 1명을 억류했다. 북한의 도발과 협박에 놀라 양보를 거듭하는 무른 자세로는 국민과 국가를 보호할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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