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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 내일/신연수]통일, 어떻게 한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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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 내일/신연수]통일, 어떻게 한다는 건가?

동아일보입력 2014-01-18 03:00수정 2014-01-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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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수 논설위원
새해 들어 통일론이 쏟아진다. “통일은 대박”이란 말처럼 통일의 이점을 알리고 준비하는 건 바람직하다. 그러나 어떻게? 통일을 어떻게 이룬다는 건지 통일의 방법에 대해선 별 얘기가 없다. 필자는 최근 소모임에서 두 개의 통일 강의를 들었다. 두 강사 모두 실무 경험과 이론에서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다. 그런데 정반대의 통일론을 제시했다. 누가 옳을까?

육군 장성 출신인 K 이사장은 북한 정권이 조만간 무너진다고 봤다. 한국이 계획을 잘 짜서 3∼5년 작업하면 통일할 수 있으니, 북한 정권의 붕괴를 촉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보기에 통일을 가로막고 북한 정권을 연장시키는 것은 햇볕정책과 종북 세력, 그리고 중국이다.

“북한은 이미 나라라고 할 수 없다. 국민의 36%가 영양실조에 가깝고 관료들은 돈 주면 안 되는 게 없을 정도로 썩었다. 1994년 김일성이 죽은 후 통일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남한의 지원이 허약한 김정일 정권을 살렸다. 김정은 정권은 더 취약하다. 동유럽 국가들의 개방 후 국가 지도자가 살아남은 경우가 없다. 김정은이 죽을 각오를 하지 않는 한 개방하지 않을 것이다.”

또 “북한은 군사력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북한이 특수부대를 보내 남한 주요 시설들을 파괴하고 종북 세력이 호응하면 적화통일될 우려가 있다. 한미동맹을 강화해야 한다. 중국의 힘이 더 커지기 전에 빨리 통일해야 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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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외교관 출신인 H 회장은 “북한과 교류, 협력해서 변화시키는 ‘햇볕정책’ 외에 무슨 다른 방법이 있나” 하고 반문했다. 북한은 굶주림 속에서도 66년을 버텼으며 쉽게 무너지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동북아에서 미국의 세력 확장을 싫어하는 중국이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을 변화시키려면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단맛을 보게 해야 한다. 통일 전 서독은 개방을 꺼리는 동독과 왕래하기 위해 온갖 명목으로 경제적 지원을 했다. ‘퍼 주기’ 논란에도 불구하고 교류를 지속한 서독의 신동방정책이 동독 붕괴와 독일 통일의 촉진제가 됐다”고 했다.

또 “북한이 원하는 건 체제의 안전이다. 핵 개발에도 체제 유지 목적이 있다. 6자회담을 재개해 핵 개발 속도를 늦추고, 인도적 지원과 경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북-미, 북-일 수교를 맺도록 해야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된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군사 전문가와 외교 전문가, 매파와 비둘기파의 시각을 보여 준다. K 이사장의 방법은 내놓고 추진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북한 정권이 무너지지 않으면 남북 간 대치만 심해질 수도 있다. H 회장의 방법은 햇볕정책을 쓴다고 정말 북한이 변할까, 북한 정권만 연장시키는 일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북한이 곧 무너질지 오래갈지 누구도 확신하긴 어려울 것이다. 시나리오별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두 가지를 섞거나 변형한, 가령 교류하면서 뒤로 붕괴 공작을 하든지, 햇볕정책을 펴되 협력 조건을 엄격하게 하는 방법도 있다. 이도 저도 힘들다면 통일을 포기하거나, 북한이 저절로 망하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가능하고 바람직한 통일의 방법은 무엇인지 진지한 토론을 할 때가 됐다. 사실을 바탕으로 ‘국민의 안전’과 ‘실용적 국익’을 위한 토론이어야 한다. 남북한 체제 경쟁에서 남한이 압승을 거둔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소모적 정파 싸움과 이념 갈등을 넘어서야 국민적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

신연수 논설위원 ysshin@donga.com
#통일#북한 정권#햇볕정책#종북 세력#중국#교류#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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