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정성희]맘마미아 국내 공연 10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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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맘마미아’는 뮤지컬 역사상 최초로 여자들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뮤지컬에 등장하는 세 주인공 도나, 타냐, 로지처럼 ‘맘마미아’의 탄생에도 동갑내기 여자 세 명이 관여했다. 프로듀서 주디 크레이머는 스웨덴의 전설적 팝그룹 ‘아바’의 히트곡으로 뮤지컬을 만들기로 하고 영국 극작가상 수상에 빛나는 작가 캐서린 존슨, 오페라와 연극에 풍부한 경험을 가진 연출가 필리다 로이드를 끌어들였다. 이들은 결국 ‘큰일’을 냈다.

▷1999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된 맘마미아는 15년의 공연기간 5400만 명이 관람하며 20억 달러(약 2조1226억 원)의 티켓 판매 실적을 올렸다. 400여 개 주요 도시에서 무대에 올라 뮤지컬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세계로 퍼져 나갔다. 2008년에는 메릴 스트립, 피어스 브로스넌, 어맨다 사이프리드 주연의 뮤지컬 영화로 만들어져 히트를 쳤다. 영화 매출액만 6억 달러(약 6378억 원)를 넘는다.

▷맘마미아는 우리나라 공연계에서도 이정표가 된 작품이다. 공연과는 담 쌓고 지내던 중년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해 뮤지컬 대중화에 기여했다. 2004년 1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초연된 공연에 청중들은 열렬한 반응을 보냈다. 노래방 마이크에도 손사래를 치던 엄마 관객들이 어깨를 들썩였고, ‘댄싱 퀸’ 노래가 나올 즈음에는 여중생 여고생이 된 듯 ‘춤 모드’로 돌입했다.

▷맘마미아가 25일로 한국 공연 10주년을 맞는다. 지난 10년 동안 전국 33개 도시에서 171만 명 관람, 총 1287회 공연, 1070억 원 매출의 흥행 기록을 세웠다. 10주년을 기념해 현재 이 뮤지컬의 오리지널 공연팀이 내한 공연을 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은 ‘뮤지컬 소비 대국’으로 발전했지만 맘마미아처럼 세계를 뒤흔드는 창작 뮤지컬은 내놓지 못했다. 영국에서 맘마미아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문화 콘텐츠 창업에 적극적인 정부 정책 덕분이었다. 창조경제를 이야기할 때 흔히 정보통신기술(ICT)을 언급한다. 하지만 창조의 기반은 콘텐츠임을 맘마미아가 보여주고 있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맘마미아#뮤지컬 대중화#댄싱 퀸#한국 공연 1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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