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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허문명]안철수를 바라보는 호남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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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허문명]안철수를 바라보는 호남민심

동아일보입력 2014-01-16 03:00수정 2014-01-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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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문명 오피니언팀장
며칠 전 민주당 국회의원과 호남 출신 대기업 임원, 변호사 등이 모인 저녁 자리에서 ‘안철수 신당’이 화제에 올랐다. 새해 벽두 각종 언론사 여론조사에 따르면 호남에서 안철수 신당 지지율이 민주당을 크게 앞서고 있는데 과연 실체가 있는 것이냐는 게 주된 대화 내용이었다.

실제로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가 지난해 12월 29∼31일 2013년도 마지막 정례조사를 한 결과 호남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23.4%였지만 안철수 신당은 33.7%였다. 127석을 가진 거대 정당이 국회의원 한 석에 불과하고 아직 출범도 하지 않은 신당에, 그것도 민주당의 텃밭이라 할 수 있는 호남에서 지지율이 밀리고 있다는 것에 다들 놀라는 눈치였다. “그만큼 호남에서 민주당에 대한 실망이 크고 안 의원이 말하는 새 정치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증거 아니겠느냐”는 것이 중론이었다.

하지만 이어진 대화에서는 호남 지지율의 실체가 견고하지 않다는 쪽으로 기울어졌다. 한 민주당 원로급 의원이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지금은 민주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안 의원 쪽에 기대를 갖고 있는 것 같지만 막상 이게 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유를 묻자 “호남 사람들은 안철수를 찍어야겠다고 결심한 바로 그 순간부터 ‘노무현’을 떠올릴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금 호남 사람들에게는 안철수가 ‘제2의 노무현’이 될지 모른다는 일종의 ‘노무현 트라우마’가 있다. 한마디로 호남 사람들은 노 전 대통령에게 정치적 배신을 당했다는 자괴감이 크다. 사실 누가 봐도 노 전 대통령은 호남이 만들어낸 대통령 아니었나. 대통령 후보 경선 때 광주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전국의 민주당 지지자들이 노무현에게 다걸기(올인)했다. 정작 노 전 대통령은 집권하자마자 호남을 배신했다. 대북 송금 특검을 하며 민주당 국회의원들을 잡아넣고 민주당을 낡은 정치세력이라 몰아붙이면서 결국 당을 깨고 열린우리당을 만들었다. 그래 놓고는 열린우리당이 향후 몇십 년 집권하겠다며 호기를 부리고 뜬금없이 새누리당과 연정 제안까지 했었다는 것을 호남 사람들은 아직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이러니 안 의원을 지지해 봐야 대통령 되면 마찬가지가 될 것이라는 불안을 갖는 게 당연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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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을 듣고 있던 변호사가 이 말을 받았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부산경남 출신 사람들로 요직을 채우면서 호남을 홀대한 기억이 아직 선명하다. 안 의원 밀어봐야 결국 노 전 대통령 때처럼 홀대당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느냐. 결국 호남인들의 마지막 선택은 민주당이 될 것”이라면서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을 크게 앞지르며 고공행진하던 안철수 신당 지지도도 주춤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광주일보(13일자)가 여론조사전문기관인 한백리서치에 의뢰해 10, 11일 광주지역 성인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록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광주지역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34.0%로 안철수 신당(30.6%)을 앞섰다. 그동안 조사에서 ‘안 신당’이 민주당을 10∼20%포인트 앞서왔던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안 신당이 호남 지지를 얻으려면’ 쪽으로 흘러갔다. 대기업 임원의 말이다.

“안 의원은 넓게 보아 범야권 후보다. 또 호남은 야권의 주 지지기반이기 때문에 안 의원 입장에서는 호남을 잡지 않으면 안 된다. 안 의원은 절대 호남을 배신하지 않겠다는 믿음을 주어야 한다. 좋은 인연에서 시작해 악연으로 끝난 노무현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말이다.”

허문명 오피니언팀장 angelhuh@donga.com
#안철수 신당#민주당#언론사 여론조사#호남 지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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