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서울 APT·대기업에서도… 확진자 확산에 방역전선 마비 위기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7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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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전선(戰線)이 확대되고 있다. 6일 하루 새 확진환자가 4명 추가돼 퇴원자 1명을 포함한 국내 확진환자는 23명으로 늘었다. 중국에 한정돼 있던 해외 감염 유입 경로도 일본 태국 싱가포르로 확장 추세다. 동아시아 국가를 오가는 중국인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제3국을 통한 추가 감염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확진환자가 늘어남에 따라 이들과 접촉한 사람 숫자도 무더기로 증가한다. 5일 오전까지 정부가 집계한 접촉자 수는 956명이지만 이후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들의 접촉자가 확인되면 2000명을 넘어서는 것은 순식간이다. 특히 5, 6일 추가된 확진자 중에는 서울 영등포구에서 일하는 홈쇼핑 직원과 서울 송파구 대단지 아파트 거주자가 포함돼 있다. 정부는 6일 지역사회 확산 가능성이 커졌다고 공식석상에서 처음 인정했다.

구멍 난 방역망을 메우느라 매뉴얼이 수시로 바뀌는 동안 방역 최일선을 지키는 보건소와 역학조사관의 업무량도 폭증하고 있다. 중국 우한(武漢) 입국자를 전수조사하고,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은 ‘일상’ 접촉자까지 모두 2주간 자가 격리시켜 1 대 1로 감시하라는 지시에 방역 일선은 이미 마비 직전이다. 정부가 무증상 전염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오늘부터는 증상이 나타나기 하루 전 접촉자도 1 대 1로 관리해야 한다. 제3국 감염이 확인됨에 따라 중국 이외의 나라에서 입국한 의심환자도 검사해야 한다. 개학을 앞두고 대거 입국하는 중국 유학생들의 자가 격리 관리로 업무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지역사회 전파를 막으려면 방역 관리체계 강화가 필수적이다. 추가로 나오는 환자들 대부분이 기존 감염자에게서 2차 3차로 감염된 것으로 드러나 지역사회로 걷잡을 수 없이 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선 현장에서 업무량이 과부하가 되면 방역 최일선이 뚫려 통제 불능 상태가 될 수 있다. 보건소는 훈련된 인력과 방역 장비가 부족해 사태가 장기화하면 의료 인력의 감염 우려도 크다.

질병관리본부는 검역과 방역 역량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보건의료 인력만으로 감당해낼 수 있는 위기 수준을 넘어섰다. 공중보건의부터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 인력까지 재난 위기에 준하는 총력 동원 체제로 막아야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구멍난 방역망#방역 역량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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