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헬스 강국, 국민이 만든다[기고/박능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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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살도록 몸을 관리하는 것을 양생(養生)이라고 한다. 오늘날 그 꿈에 많이 다가섰다. 과거 온 마을이 축하했던 환갑잔치도 이제는 특별한 일이 아니다. 100세 시대라는 말도 놀랍지 않다. 앞으로 기대수명은 더 길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제는 단지 오래 사는 것만이 아니라 건강하고 활기차게 오래 사는 무병장수(無病長壽)를 준비해야 할 때다. 생명과 건강을 보장하는 의약품과 의료기기 등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이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바이오헬스 산업은 비메모리 반도체, 미래형 자동차와 함께 우리 정부가 중점적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차세대 3대 산업이다. 지난 20, 30년간 꾸준한 민간 노력과 정부 투자가 축적된 분야로,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 2위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신약 기술 수출액은 전년 대비 4배 증가한 5조3000억 원에 달했다.

또 제약·의료기기 등 제조업과 보건의료 서비스 분야에서 최근 5년간 17만 개의 일자리가 증가하는 등 고용 기여도가 높다. 의료기기 분야에서도 산부인과용 초음파 영상진단기기 세계 1위 등 세계적 기술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국민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미래 성장 가능성과 고용 효과가 큰 신성장동력이다.

정부는 지난달 22일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수출을 늘려 경제 활력을 높이고 혁신 신약과 의료기기, 치료기술 개발을 통해 희귀 난치 질환을 극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2030년까지 제약·의료기기 세계시장 점유율 6%, 바이오헬스 수출 500억 달러, 일자리 30만 개를 달성할 계획이다.

이번에 발표한 바이오헬스 혁신 전략은 기술 개발부터 인허가, 생산, 시장 출시에 이르는 산업 전 주기의 혁신 생태계 조성을 추진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우선 100만 명 규모의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를 구축해 환자 맞춤형 신약·신의료기술 연구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바이오헬스 정부 연구개발 투자를 4조 원까지 확대하고 정책금융·세제 지원도 강화한다. 의약품 및 의료기기 인허가 심사 전담인력을 확충해 안전관리 체계도 강화한다. 또 선도 기업과 창업·벤처기업 간 개방형 혁신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제약·바이오 전문인력을 양성해 생산 활력을 높일 방침이다. 끝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 등 신기술의 의료현장 사용을 촉진하고 병원 시스템과 병원정보화, 의약품과 의료기기 등을 패키지로 묶어 수출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바이오헬스 산업은 국민 생명과 건강을 보장하는 동시에 경제 성장을 이끄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산업 관련 부처와의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다. 민간과 정부 간의 협력도 중요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관심과 공감이다.

의료 데이터는 혁신성장을 위해 꼭 필요하지만 환자의 중요한 진료 정보인 만큼 개인 정보 보호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신약 개발 과정은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를 둬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사람을 중심에 두고 바이오헬스 혁신 전략을 펴 나갈 것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바이오헬스 산업#바이오의약품#한국 신약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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