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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우 칼럼]文대통령, 평화적 비핵화 기회 놓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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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우 칼럼]文대통령, 평화적 비핵화 기회 놓치지 말라

천영우 객원논설위원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입력 2017-05-11 03:00수정 2017-05-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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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북핵 해결엔 貴人… 중국 압박할 다시 없을 인물, 세컨더리 보이콧은 신호탄
군사옵션은 최후수단이나 평화적 협상 촉진할 수 있어… 실제 전쟁 발발에 예방 효과
美中 나서도 힘든 비핵화, 남북정상회담으로 가능한가… 북 숨통 터주는 시도는 금물
천영우 객원논설위원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문재인 제19대 대통령이 당면한 외교안보 분야의 최우선 과제는 북한 핵문제의 해결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손발을 잘 맞추면 평화적 비핵화의 위업을 달성할 마지막 기회를 살릴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 언행이 많은 나라에서 조롱과 우환거리가 되고 있다. 그런 그가 한반도 미래를 좌우할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특출한 소질을 갖고 있는 것 같다. 활용하기에 따라 대한민국과 문 대통령에게는 기인(奇人) 트럼프가 귀인(貴人)이고 굴러들어온 보물이 될 수 있다. 미국 외교안보 정책 목표에서 트럼프만큼 북한 비핵화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이의 해결에 승부를 걸 만큼 비상한 집념을 보여준 대통령은 일찍이 없었고 앞으로 다시 나올 가망도 없다.

역대 미 대통령들은 북한 비핵화보다 체제의 안정을 더 중시하는 중국의 대북정책이 비핵화를 가로막는 주범이란 사실을 알았다. 그러면서도 이를 감히 바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중국의 자발적 협조에만 허망하게 매달려 오다 화를 키우고 말았다. 북한 비핵화를 미중 관계를 희생해 가면서까지 달성해야 할 만큼 절박한 목표로 인식한 적도 없었다. 중국을 너무 몰아붙이다가 자칫 이란 핵문제를 비롯해 국내 정치적으로 더 중요한 현안을 해결하는 데 협력을 얻기 어려워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어정쩡하고 무기력한 접근법을 과감히 폐기하고 북한의 핵 포기 결단을 유도하기 위해 미중 관계의 파탄을 각오하고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강단을 보이고 있다. “중국이 해결 못 하면 우리가 해결하겠다”는 그의 엄포가 이를 압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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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중국을 움직이고 북한의 전략적 계산을 바꿀 수 있는 세 가지 수단을 갖고 있다. 1차적 수단은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세컨더리 보이콧)다. 북한에 휴대전화를 수출한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사에 12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한 것은 신호탄에 불과하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북한을 압박하는 데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면 북한의 무역대금 결제에 연루된 금융기관들이 다음 표적이 될 것이다. 세컨더리 보이콧보다 훨씬 강력한 수단은 중국에 대한 환율 조작국 지정과 관세폭탄 부과 여부를 북핵 문제 해결과 연계하는 것이다. 함부로 쓰기엔 너무 큰 카드이긴 하다. 하지만 중국에는 연간 수천억 달러의 대미 수출이 걸린 사활적 문제이고 트럼프 대통령이 작심하면 경제적 압박수단은 얼마든지 있다는 점에서 가볍게 여길 사안은 아니다.

이런 경제 제재와는 차원이 다른 최종적 수단이 군사적 옵션이다. 북한으로서는 전면적 경제 봉쇄를 당하더라도 핵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버티려고 발버둥칠 것이다. 그러나 핵 포기를 계속 거부할 경우 경제적 질식으로 끝나지 않고 군사적 강제 조치를 면할 수 없다면 전략적 계산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선제공격에 대항하다 며칠도 버티지 못하고 망하는 것보다는 핵 포기 카드를 들고 협상에 나와 최대한의 대가를 받아내고 후일을 기약하는 것이 더 유리한 선택이 된다. 군사적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는 것은 북한에 협상을 통한 해결 이외의 모든 선택과 퇴로를 차단함으로써 평화적 비핵화의 동력과 기회를 되살리고 실제 군사적 해결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예방하는 데 의미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공하는 북한 비핵화의 역사적 기회를 살릴지 놓칠지의 선택은 이제 문 대통령의 몫이다. 미국과 긴밀히 공조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고는 버틸 수 없는 수준으로 압박 강도를 높일수록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올 가능성은 높아지고 남북 대화의 여건도 성숙된다. 군사적 옵션에 반대하는 것은 마치 전쟁의 위험에서 평화를 지키는 구국의 선택으로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선제공격의 신뢰성을 약화시키는 언행은 북한의 핵 포기 의욕을 박탈하고 제재에 더 결연히 대항할 오기만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남북 대화 재개에 조급증을 보이거나 궁지에 몰린 북한에 숨통을 열어주는 것도 천금 같은 비핵화의 기회를 놓치는 길이다. 북한의 운명을 좌우할 힘을 가진 미국과 중국이 나서도 달성하기 힘든 비핵화를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이룰 수 있다는 환상은 버리는 것이 좋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를 사실상 포기하고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동결을 목표로 대북 협상에 응할 위험성에도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이익은 외면당하고 자칫 북한의 핵무장을 정당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천영우 객원논설위원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문재인#북한 핵문제#트럼프#중국 대북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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