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 꿈 이루기 위해 충격적 조치를 했는데…“왕이 죽었다, 날씨 흐림”
기원전 323년 6월 11일,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30대 초반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인 바빌로니아, 그가 멸망시킨 페르시아 제국의 궁전에서였다. 그날 궁정에 있던 페르시아 사관은 점토판에 담담하게 “왕이 죽었다. 날씨 흐림”이라고 적었다. 그 점토판…
- 2019-07-22
- 좋아요 개
- 코멘트 개
기원전 323년 6월 11일,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30대 초반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인 바빌로니아, 그가 멸망시킨 페르시아 제국의 궁전에서였다. 그날 궁정에 있던 페르시아 사관은 점토판에 담담하게 “왕이 죽었다. 날씨 흐림”이라고 적었다. 그 점토판…
프랑스 알자스 시댁에 왔다. 한국에 산 지 거의 3년만이다. 그 동안 집에 가서 식구들 보고 오라고 말했지만 레돔은 거절했다. 아버지가 보고 싶지 않느냐고, 고향 음식이 먹고 싶지 않느냐고, 프랑스어로 수다 떨고 싶지 않느냐고 했지만 그는 전혀 그런 생각이 없다고 했다. 좀 이상한 남…
어릴 적 내겐 남모르는 콤플렉스가 있었다. 무엇에든 쉽게 마음이 동하고 큰 고민 없이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반면, 그 추진력에 비해 지속성은 한없이 미약했기 때문이다. ‘시작을 했으면 끝을 봐야한다’고 하고 ‘우물을 파도 한 우물만 파라’고 하는데 나는 늘 대여섯 개의 우물을 한 번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모르는 여성에게 쪽지를 받았다. 프로필을 보니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 지나치려 했는데 어눌한 말투가 시선을 잡았다. 마치 번역 한 듯한 문장으로 자기소개를 한 그는 울산이 고향이라고 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어릴 때 영국으로 입양 됐습니다. 지금은 영…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혜민 스님 종교적 성향은 없는 편이지만 신부님의 강론, 목사님의 설교, 스님의 설법을 듣는 것을 좋아한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명문장은 책 속에 있는 문장이 아니라 혜민 스님의 책 제목 그 자체다. 이 책에는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한 과학적, …
독일에서 유럽 최초의 인쇄기가 발명된 건 1445년이었다. 그 후 30년이 채 못 돼 서유럽은 물론 동유럽에까지 인쇄기가 보급됐다. 인쇄술의 혁신은 유럽의 문화 부흥과 경제적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 반면 동유럽에서 아시아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던 터키 오스만제국은 인쇄 행위를 금지했다.…
도로 배수구 아래지만 버려지는 빗물로 싹을 틔우고 쪽볕을 받아 푸르른 잎을 냈습니다. 키가 조금만 더 자라면 배수구 덮개 위로 머리를 내밀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이제 세상 구경을 할 수 있겠지요?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어제 치른 일본 참의원 선거에 후보를 낸 정당들 중에 유독 눈길을 끄는 곳이 있다. ‘NHK로부터 국민을 지켜라’는 이름을 내건 정당이다. 공영방송인 NHK와 관련해 방송을 보든 안 보든 매달 내야 하는 수신료 제도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당으로 전직 NHK 직원이 대표를 맡고 있다. 공…
습하고 뜨거운 여름이다. 시골에서 자란 나는 더운 날에는 새벽부터 친구들과 동네 뒷산에서 나무를 꺾어 움막을 짓고 시간을 보냈다. 숲의 그늘도 태양이 쏘는 직사광선에 속수무책인 한낮에는 시냇물에 몸을 담그다가 동네 형들이 모래사장에서 끓인 어죽을 얻어먹곤 했다. 간들바람이 후덥지근한 …
미국 하원의 4선 중진인 테드 요호 의원(64·공화·플로리다)이 지난봄 한국 측 분야 인사들을 만나는 자리에 동석한 적이 있다. 짙은 와인색으로 벽을 칠한 고풍스러운 의원실이 인상적이었다. 벽에 걸린 커다란 악어가죽과 테이블 위의 박제된 악어 머리가 눈에 들어왔다. 요호 의원은 “…
“택시 기사인데 화가 납니다. 직업에 귀천이 있나요?” “추하네요. 없는 사람 위한다면서 그들을 비천하다고 여기는 마인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7일 자율형사립고 폐지에 따른 후속대책으로 일반고 지원을 늘리는 ‘일반고 전성시대 2.0’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했던 ‘택시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에게 비판적인 민주당의 유색인종 하원의원 4인방에게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말한 것을 두고 시끌시끌합니다. 오늘은 뉴스미디어가 어떻게 이 발언을 보도했는지 보겠습니다. 미국인들은 ‘racist(인종차별주의)’ 단어에 매우 민감합니다. “당신 r…
“법이 만들어지면 폐단이 생겨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근심거리니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1447년 8월 18일 현직 하급 관리들이 치르는 과거 시험에서 세종이 출제한 시험 문제다. 세종은 ‘법의 폐단’에 관해 질문했다. 아무리 좋은 법도 단점을 가지고 있다. 시간이 흐르…
여행의 즐거움은 보고, 듣고, 맛보는 데서 얻는 것이 크다. 최근에는 여기에 ‘직접 해보기’가 더해졌다. 많은 관광객이 그 여행지에서만 할 수 있는 체험 활동들을 선호하고 있다. 경남 통영 삼도수군통제영의 12공방에서 펼쳐지는 체험은 차별화에 성공했다. 장인들에게 황동 장식, 부채, …
1999년 아내와 함께 이탈리아 피에몬테에 위치한 ‘외국인을 위한 이탈리아 요리학교(ICIF)’로 유학을 떠났다. 미국에 자국 음식을 알리고 싶었던 이탈리아 정부의 초대를 받은 것이다. ICIF는 요리 수업과 함께 와인 강의, 현지 레스토랑 체험이 포함된 6개월 과정이었다. 학교…
모하비 사막에서 불어오는 덥고 건조한 바람이 남캘리포니아에 불어 닥치던 어느 날 출장이 잡혀 있어 비행기를 탔다. 옆에 앉은 여행객은 “아, 정말 지구온난화가 문제긴 문제네요. 큰일이에요”라는 이야기를 했다. 모르는 사람들이 말을 걸면 그냥 미소나 한 번 짓고 고개나 한 번 끄떡…
“녹물이 나오고 벌레가 나오는 집에서 몇십 년을 생활하면서 재산세 성실히 냈다. 재건축 이후 그저 그 집에 다시 입주하기를 기다리는 행동이 투기인가.” “(분양가상한제로) 재개발·재건축 막으면 청약경쟁이 더 치열해질 텐데 서민은 집 가질 생각하지 말라는 거나 다름없다. 대출 규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 “한국 대통령이 나에게 (한일 갈등에) 관여할 수 있을지 물어왔다”며 “양측 모두 나를 원한다면 나는 거기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일 갈등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했다”고 …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 조치로 한일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 일본 내에서 상식 이하의 한국 비난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의 우파 방송인 후지TV의 해설위원 히라이 후미오는 17일 후지뉴스네트워크(FNN) 채널에 “(한국은) 일본에 내놓을 것이 아무것도 없다. 있다면 문재…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연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편 가르기를 조장하고 있다. 그는 21일 고노 다로 일본 외상이 일본 정부 홈페이지에 올린 일본 입장문을 링크해놓고 “일본의 궤변을 반박하기는커녕 노골적 암묵적으로 동조하며 한국 대법원과 문재인 정부를 매도하는 데 앞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