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이란도 발사…미국發 ‘미사일 패권’ 힘겨루기 가속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6일 07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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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24일 핵추진잠수함을 이용해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연달아 시험 발사했다. 이날 북한과 이란도 각각 신형 마사일 시험 발사를 진행함에 따라 전 세계 군사강국 간 ‘미사일 패권’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가속화되는 모습니다.

타스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두 대의 핵추진 잠수함에서 동시에 미사일 발사 시험이 이뤄졌다. 북극해에 배치된 전략잠수함 ‘툴라’와 바렌츠해에 있던 ‘돌고루키’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네바’와 ‘불라바’가 각각 발사됐다. 두 미사일은 아르한겔스크주와 캄차카 반도의 훈련장에 있는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했다.

시네바는 최대 1만1500㎞를 이동해 목표물을 파괴할 수 있다. 불라바는 핵탄두 10개를 탑재할 수 있어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폭보다 12.5배(150kt) 강한 위력을 뽐낸다. 러시아 국방부는 “탄도미사일들의 기술적 특성과 성능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시험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3일 미국의 신형 미사일 시험에 대해 보복 조치를 지시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미국을 의식해 무력시위를 한 것이다. 냉전 시절 미국과 러시아의 군비 경쟁을 막아주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이 2일 폐기되자 미국은 보름여 만인 18일 캘리포니아주 샌니컬러스섬에서 토마호크 개량형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미국 국방부는 러시아와 중국의 신형 미사일을 막아낼 차세대 요격미사일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개발 중인 마하 5(초속 1.6㎞)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해서다. 미-중-러 간 신형 미사일 개발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다는 의미다.

세 나라뿐만이 아니다. 중동의 미사일 강국인 이란도 23일 신형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IRGC) 사령관은 시험 성공을 자축하며 “국가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란은 최근 자체 개발한 장거리 대공방어미사일 시스템인 ‘바바르-373’의 시험 발사 모습을 공개하는 등 미사일 역량을 과시하고 있다. 북한도 최근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등 올해만 16차례 발사체를 쏘아올렸다.

향후 미국이 지상 발사형 중거리 미사일을 유럽을 비롯한 한국 일본 등 아시아 동맹국에 배치할 경우 전 세계의 핵군비 경쟁 긴장도는 물론 ‘냉전시대로의 회귀’가 빨라질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진단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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