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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獨서 민박집 차려 르포작가 꿈을 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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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獨서 민박집 차려 르포작가 꿈을 쏘다

김윤종 정책사회부 차장 , 김수연 기자 , 김도형 기자, 김재형 기자 , 황성호 기자, 김형민 기자, 최지선 기자입력 2019-04-08 03:00수정 2019-04-08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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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의 新성공법칙]<1> 우리는 성공모델이 달라요
‘마이웨이’ 내딛는 청년들



동아일보는 자신만의 성공모델을 찾아가는 청년들을 소개하는 한편 기성세대가 달라진 청년의 꿈을 이해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웹뉴(웹툰 뉴스) 컬래버레이션’을 시도했다. 취재팀이 만난 청년들의 생각을 웹툰 작가들에게 보내 매회 관련 내용을 4컷 웹툰에 담았다. 1회 ‘부장님처럼 산다는 것’ 웹툰은 ‘조국과 민족’으로 유명한 강태진 작가가 그렸다. 김윤종기자 zozo@donga.com
“이왕 들어왔으니까 어떻게든 버텨봐라. 여긴 버티는 게 이기는 데야.”

직장인의 삶을 그린 드라마 ‘미생’에서 만년과장 오상식이 신입사원에게 던진 조언이다. 하지만 청년들은 이제 더 이상 이런 말을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 직장 상사인 ‘부장님’처럼 술과 야근으로 일상을 채우고, 원치 않는 격무에 시달리면서 ‘승진’만을 목표로 한 삶은 더 이상 정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부장님의 성공법이 아닌 자신만의 성공 법칙을 그리고 달려가는 신(新)청년들은 “내 인생의 롤모델은 나”라고 강조했다.

○ 민박집에서 완성한 꿈
기성세대의 룰이 아닌 자신만의 길을 가는 청년들의 일상. 김동하 씨(왼쪽 사진 오른쪽에서 두 번째)는 독일 베를린에서 민박집 ‘루저들의 살롱’을 운영하며 전 세계 여행객들과 소통하고 있다. 김건형 씨(오른쪽 사진)는 직업에 대한 편견을 뛰어넘어 유치원 교사로 일하고 있다. 김동하 씨 제공·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독일 베를린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김동하 씨(27)는 ‘노동르포 작가’가 되는 게 꿈이다. 서울의 4년제 대학 중어중문학과에 입학한 그는 공무원이나 공기업 직원처럼 안정적인 커리어를 목표로 살았다. 취업에 필요하다는 토익, 필기시험도 열심히 준비했다. 그러다가 2015년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난 이후 인생이 변했다.


“30대 중반에 목수가 되고 싶다며 날아온 캐나다인, 3D 업종에서 일하면서도 행복하다고 말하는 여행자를 만났어요. ‘평탄한 회사에 들어가 간부로 승진하고 정년을 맞이하는 게 정말 모범답안일까?’ 고정관념에 금이 가기 시작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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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돌아와 취업 준비를 해야 할 시기에 그는 호주에서 모은 돈으로 9개월간 4000km를 걸어서 여행했다. 여러 방문지 중에서도 기술자들이 행복한 나라인 독일이 인상적이었다. 어린 시절 ‘노동르포를 쓰는 작가가 되고 싶다’던 꿈이 이곳에선 정말 이뤄질 거 같았다.

그는 꿈의 밑천을 마련하기 위해 허름한 주택 하나를 임차해 ‘루저들의 살롱’이란 민박집을 차렸다. 이렇게 재미난 외국살이를 담아 책도 두 권이나 냈다. 그는 지금 이 상태가 행복하다고 말한다. “성공요? 건강해서 월 200만∼300만 원씩 버는 데 무리가 없고, 소원대로 계속 글을 쓸 수 있다면 좋겠어요.”

○ “왜 ‘대기업’만 강요하나”

소확행(작은 행복 추구), 마이웨이(내 방식대로 살기)…. 요즘 청년들의 삶을 표현하는 말들이다. 큰 회사가 아닌 작은 회사를 찾아가는 게 기성세대의 눈엔 ‘오답’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들은 자신만의 성공 방정식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고졸 특채로 삼성카드에 입사했던 이화정 씨(22)는 2년 만에 회사를 그만두었다. 무료한 회사생활을 벗어나려고 취미로 했던 뮤지컬이 너무나 즐거워 지금은 아마추어 뮤지컬 동아리를 지도하는 소규모 회사인 ‘행복을 찾은 사람들―the열정뮤지컬’로 이직했다.

이 씨는 “누군가에게 저를 ‘○○ 직원’이 아닌 ‘예술을 통해 사람들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사람’이라고 소개할 수 있어 기쁘다”며 “연봉 2800만 원과 성과급을 보장받던 시절에 비하면 수입이 줄었지만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았으니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대기업 마케팅 부문에서 근무했던 조모 씨(34)도 올해 1월 한 스타트업에 합류했다. ‘조직의 울타리를 벗어나도 내 능력으로 돈을 벌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다. 세월이 흘러 연봉과 직급이 더 높아지면 이직 기회를 잡기도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선택한 게 스타트업이었다.

“스타트업 입사할 땐 지분을 받아요. 회사가 성장하는 만큼 지분의 가치도 올라갑니다. 안정적인 연봉과 대기업 타이틀만이 성공의 잣대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그는 최종적으로는 자신만의 사업체를 차리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요즘 청년들은 어릴 적부터 ‘좌절’을 경험했지만 촛불시위를 통해 세상을 바꿨다는 자부심이 있다”며 “부장님처럼 살지 않아도,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다며 자신들만의 행복 공식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꿈’하면 떠오르는건 사랑-도전-시작 ▼


“‘부장님’ 하면 떠오르는 것? 영업, 문제, 책임…. ‘꿈’ 하면 떠오르는 것? 사랑, 도전, 그리고 시작.”

국내 기업 2만8000여 곳의 직장인들이 찾는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게시글을 분석한 결과다.


‘부장’ ‘꿈’ 키워드와 함께 언급되는 단어들 국내 최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전체 게시글에서 ‘부장’(왼쪽)과 ‘꿈’(오른쪽) 키워드를 바탕으로 연관단어를 추출한 결과물. 팀블라인드 제공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팀블라인드’는 7일 키워드와 연관 단어를 추출해내는 ‘텍스트 마이닝 기법’을 적용해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들을 전수 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부장’이라는 키워드가 포함된 글에는 ‘회사, 직원, 업무’ 등 단어와 함께 ‘영업, 문제, 책임, 관리’ 등 단어가 자주 언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꿈’이라는 키워드가 포함된 글에는 ‘지금, 시간, 현실, 생각’ 등 단어가 많이 사용됐다. ‘사랑, 도전, 시작’ 등 긍정적인 뜻을 내포한 단어들도 연관어로 추출됐다.

직장인 박진모(가명·33) 씨는 “회사에 충성을 바쳐 간부가 되어도 실적과 명예퇴직 압박에 불안한 건 마찬가지”라며 “지금, 나 자신이 행복한 삶을 사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청년들의 마음은 ‘롤모델’ 조사에서도 확인됐다. 동아일보가 조사한 청년(35세 이하) 209명 중 ‘회사 상사’가 롤모델이라는 사람은 5명에 불과했다. 유재석, 박나래 등 방송인이라고 답한 청년이 24명이고, 스티브 잡스와 마윈 등 세계적인 기업가를 꼽은 청년이 22명인 것과는 대조를 이뤘다.

청년들에게 진로 상담 등을 하는 비영리단체인 청춘상담소 장재열 대표는 “유튜버든 스타트업이든 나만의 브랜드를 키워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작용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 동아일보 창간기획 ‘청년들의 신(新)성공법칙’ 특별취재팀은 기성세대와는 다른 새로운 꿈을 향해 달려가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대나무숲 e메일을 개설했다. 자신의 다짐을 비롯해 부모나 직장상사, 정책담당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요구사항, 도움이 필요한 내용 등을 자유롭게 밝힐 수 있다.

특별취재팀
▽팀장 김윤종 정책사회부 차장 zozo@donga.com
▽김수연(정책사회부) 김도형 김재형(산업1부)
황성호(산업2부) 김형민(경제부)
최지선 기자(국제부)
#르포작가#마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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