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 기점은 정하기 나름

  • 입력 1999년 12월 10일 19시 52분


“21세기의 시작은 언제일까?”

올 한해 가장 많이 나온 질문이다. 2000년 1월1일 0시일까, 아니면 2001년 1월1일 0시일까.

정답부터 얘기하면 ‘사람들이 정하기 나름’이다.

우리 정부와 새천년위원회는 8월 21세기와 새 천년의 시작을 2000년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천문학계를 비롯한 관련 학자들의 한결같은 주장은 2001년이다. 학술적으로 20세기는 1901년 1월1일부터 2000년 12월31일이기 때문에 21세기는 2001년부터 2100년까지 라는 것이다.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올해초 발표한 연두교서에서 “올해는 20세기의 마지막 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얼마후 미국 해군 천문대와 새천년위원회는 21세기의 시작을 2001년이라고 수정 발표하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통용되는 ‘서기력’, 다시말해 태양력(太陽曆)인 그레고리력은 0년이 없고 1년부터 시작된다. 따라서 논리적으로 1세기는 1∼100년, 21세기는 2001∼2100년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2000년’이 주는 상징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새 천년과 21세기의 시작을 2000년으로 하자는 주장도 설득력은 있다.

세계 각국의 밀레니엄 행사가 2000년 1월1일 0시를 기준으로 이뤄지는 것도 이같은 상징성에 기인한다. 세계 나라마다 그레고리력뿐 아니라 단기 헤지라 유태력 등 많은 달력을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세기’의 개념도 절대적일 수는 없다는 것.

미국 일본 영국 등은 새 천년 기념행사를 2000년 1월1일에 하면서도 21세기의 시작은 2001년 1월1일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영국 그리니치천문대는 “2000년은 천년이 끝나는 해(the Millennium Year)다. 새로운 천년기와 새로운 세기는 2001년 1월1일 세계시 00:00:00에 시작된다”고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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