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짱 영업’ 유흥업소 뒤늦게 영업중단…손님들은 “여기 열었네”

  • 뉴스1
  • 입력 2020년 4월 9일 05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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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한 대형 유흥업소 종업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해당 업소와 이용객들을 중심으로 집단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0.4.8/뉴스1 © News1
서울 강남의 한 대형 유흥업소 종업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해당 업소와 이용객들을 중심으로 집단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0.4.8/뉴스1 © News1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집단감염 우려가 커진 것은 이미 예견된 사태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초부터 정부 차원의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진행 중일 때도 적지 않은 업소들이 배짱 영업을 이어 나간 데다, 고객들을 중심으로 성업 중인 업소에 대한 정보 공유가 적극적으로 이뤄진 탓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8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 룸살롱·클럽·콜라텍 등 유흥업소 422곳에 오는 19일까지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사실상의 영업 중단 명령이다.

박 시장은 “서울시는 그동안 2146개소에 이르는 클럽, 콜라텍, 유흥주점에 대해 현장점검을 꾸준히 했고, 강력한 일시 휴업을 권고했다”며 “현재 80%의 업소가 이미 휴폐업중이고 422개 업소만 영업 중”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진 422개 업소가 그간 유동인구가 많은 홍대 및 강남 일대에서 영업을 이어 왔다는 데 있다. 고객들 역시 발길을 끊기는커녕 영업 중인 업소를 찾아 위치 정보 등을 공유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지난달 26일 한 이용자가 성매매 후기 사이트에 게시한 리스트에는 확진자가 발생한 업소(업소명 ‘ㅋㅋ&트렌드’)를 비롯한 20여곳의 업소명과 위치가 적시됐다. 간판을 꺼 놓은 채 비밀리에 영업하는 곳을 포함하면 30여곳에 이른다. 여기에 또다른 이용자가 댓글을 통해 10여곳의 업소명을 추가로 공유하기도 했다.

이같은 유흥업소들이 지역사회 감염의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는 것은 그 영업 방식 때문이다. 클럽과 룸살롱, 유흥주점, 콜라텍은 밀폐된 공간에서 직원과 손님, 혹은 손님과 손님 간에 밀접접촉이 이뤄지므로 바이러스 감염과 전파 위험도 높다.

특히 강남 44번 확진자 A씨가 근무했던 업소의 경우 속칭 ‘쩜오’라 불리는데, 여성 종업원들이 여러 개의 방에 드나들며 접객을 하는 구조다.

현재까지 서울시가 파악하고 있는 A씨 관련 밀접 접촉자는 업소 관계자·손님 등 118명이다. 만일 A씨와 접촉한 또다른 여성 종업원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채 근무해왔다면 밀접 접촉자의 수는 지금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 업소에 드나든 손님들이 가족과 직장 동료 등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역학조사 과정에서 드러나지 않아 서울시의 관리 대상에 미처 포함되지 않은 직원의 존재도 또다른 변수다.

통상 유흥업소 여성 종업원들은 업소 한 곳에 소속되지 않고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근무한다. 확진자가 발생한 업소는 영업을 중단한 상태지만, 감염 사실을 알지 못하는 종업원이 또다른 업소에서 감염원이 될 우려가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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