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한 유행’…‘#사회적거리두기실패’ 인스타 1000여개

  • 뉴스1
  • 입력 2020년 4월 8일 11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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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캡처. © 뉴스1
인스타그램 캡처. © 뉴스1
정부가 ‘아직 안심단계는 아니다’며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 연장했지만 이를 비웃듯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봄나들이와 꽃놀이 인증샷이 올라오고 있어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온다.

8일 젊은층이 주로 사용하는 인스타그램에 ‘#사회적거리두기실패’를 검색하자 1000여개가 넘는 게시물이 나왔다. 게시물에는 봄날을 맞아 나들이를 떠나거나 꽃축제를 다녀온 인증샷과 이를 비난하는 내용들이 뒤섞여 있었다.

지난주 벚꽃 구경을 다녀왔다는 한 여성은 울산의 벚꽃길을 방문해 찍은 사진을 인증샷으로 올리며 #사회적거리두기실패를 해시태그로 달았다. 여성은 “평일인데도 사람이 정말 많더라”며 #벚꽃놀이, #벚꽃스타그램 등도 해시태그로 달았다. 인증샷에는 아이러니하게도 ‘000벚꽃길 방문을 자제해달라’는 현수막이 함께 찍혔지만 사진에는 “현수막만 없어도 100점짜리 사진”이라는 댓글이 달렸다.

또 다른 네티즌도 지난 주말 경기도 수목원에 아이와 함께 다녀왔다며 아이와 수목원이 찍힌 인증샷과 동영상을 올렸다. 그는 “아직 꽃이 활짝 피지는 않았지만, 친구의 추천으로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나왔다”며 “오늘 바람 잘 쐬었으니 이제부터 (사회적거리두기를) 잘 지켜보자”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사회적거리두기실패를 해시태그로 달았다.

#사회적거리두기실패에 이어 #눈치게임실패라는 해시태그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눈치게임실패’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이 붐비지 않을 곳을 방문했으나, 예상외로 사람이 많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 놀이공원에 다녀와 인증샷을 올린 네티즌은 #사회적거리두기실패 #사회적거리두기위반 #눈치게임실패 등을 해시태그로 달며 “(놀이공원에 간 것이) 죄스럽긴 하지만 사람들이 은근히 많더라. 손소독제도 들고 다녔다”고 전했다.

16년만에 윤중로 벚꽃축제가 취소되는 등 각 지자체는 각종 봄꽃축제를 취소하고 제주도는 축구장 10배 크기의 유채꽃밭을 갈아 엎었지만 봄나들이를 떠나는 사람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마치 자랑처럼 사회적 거리 두기를 포기하고, 봄나들이 인증샷을 올리는 이들도 많아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눈에 띄게 줄고,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장기화되면서 ‘나 하나쯤이야’하는 안일한 생각이 퍼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는 이들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도 높다. 한 네티즌은 인스타그램에 사회적거리두기실패 해시태그를 검색한 이미지를 올리며 “이게 자랑인가. 애들 학교도 못 가고 있는거 보면 느끼는 것이 없는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는 내가 바보처럼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이제 다들 너무 아무렇지 않게 (밖으로) 다니는 것 같다”며 “식당과 카페 등이 사람들로 바글바글하다. 아이들 제발 유치원과 학교 좀 가게 하자”고 호소했다.

일부 도를 넘는 비난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도 있다. 한 네티즌은 인스타그램에 ‘자랑이다. 테러범같은 00들. 얼굴 공개한 김에 이마에도 ’이 시국에 꽃놀이 다녀왔다‘고 써붙이고 다녀라. 피하게’라는 글귀가 적힌 게시물을 올렸다. 이밖에 나들이를 다녀온 인증샷에 “이번달이 마지막 봄이 될 것”이라는 등의 댓글을 다는 이들도 있다.

한편 사회적 거리두기에 강제성을 부여해달라는 내용의 청원글도 등장했다. 6일 게재된 이 청원글에는 3일만에 850명 이상이 동의했다. 글쓴이는 “이제 말로만 해서는 소용이 없다. 권고만 해서는 지켜지지 않을 것이고 자칫 잘 지켰던 사람마저 허탈하고 피로하게 만들어 일탈하는 경우가 발생할 것”이라며 “보다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도국립공원과 하천, 유원지 전면 폐쇄 등과 함께 “사회적 거리두기 및 자가격리를 지키지 않은 이들에게 벌금형을 선고하거나 재난지원금을 박탈해달라”고 밝혔다. 이어 “제발 극단적인 결과를 맞지 않도록 어떠한 형태로든 사회적 거리두기에 강제력을 행사해주길 청원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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