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병원들 “체온계도 화장지도 돈도 없다” 아우성

  • 뉴시스
  • 입력 2020년 4월 7일 10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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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부, 46개주 323개 병원 조사
소규모 병원들은 심각한 자금난…구조조정 돌입
연방정부와 주 정부 지침 일관성 없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에 처한 미국의 병원들이 장비, 인력, 자금 부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보건복지부 검사관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병원들은 개인보호장비(PPE)를 확보하지 못해 원활한 진료를 하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병원은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몇 주 안에 소진될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 검사관이 46개 주에서 323개 병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병원들은 체온계부터 화장지에 이르기까지 기본적인 물품도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의료진은 인공호흡기 대신 마취 기계를 사용하고 있으며 안면 보호대가 없어 사무용품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고 FT는 보도했다.

보고서는 “병원들은 코로나19 검사 장비 부족 및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는 문제 그리고 의료진의 안전 확보가 해결해야할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지난달 23~27일 이뤄진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병원들은 또 연방정부와 주 정부가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서로 다른 지침을 내리고 있어 혼란을 겪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한 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가 어떤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연방정부와 주 정부가 상충되는 지침을 내렸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일관성 부족은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라며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일관성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대형병원보다 소규모 병원들은 더 큰 재정적 압박을 받고 있다.

일부 소규모 병원들은 이미 구조조정에 착수해 직원들을 내보내기 시작했으며 병원 문을 닫아야 할지 고심할 정도로 재정상황이 나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연방정부의 경기부양책에는 병원 지원 예산 1000억 달러(약 121조원)가 포함돼 있었지만 병원들은 언제 지원금이 도착할지 얼마만큼 확보할 수 있는지 몰라 불안한 상태다.

병원 관계자는 “병원들이 재정적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주요 장비 부족으로 환자 관리 및 의료진의 안전이 위협을 받고 있다”며 “PPE 가격이 급격히 상승했다. 50센트에 거래되던 마스크 가격은 현재 6달러로 올랐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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