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 “일베와 무관…돈벌려고 한것”…변호인 면담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2020.3.25/뉴스1 © News1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 성착취물이 제작·유포된 텔레그램 ‘박사방’을 운영한 혐의를 받는 조주빈(25)이 새로 선임한 변호사에게 경제적 이유로 범행을 했다면서 잘못을 일부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3차례 변호인 없이 혼자 검찰 소환조사에 임한 조씨는 31일 오후부터는 변호인 조력을 받고 있다.

조씨 변호를 맡은 김모 변호사는 지난 27일 자신에게 연락해온 조씨 아버지의 간곡한 부탁으로 변호를 맡기로 결정했다. 조씨 아버지는 ‘변호인 선임에 난항을 겪고 있어 너무 힘드니 도와달라’ ‘다른 방법이 없다’며 국선변호사보다 사선변호사를 선임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 한다. 김 변호사는 “주말 내내 부담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전날(30일) 오전 서울구치소에 수감돼있는 조씨를 40여분간 접견했다.

조씨는 접견에서 ‘저 같으면 제 변호를 안 맡을 텐데, 꼭 변호를 받고 싶으니 맡아달라’는 부탁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그간의 성장환경도 얘기했다고 한다.

김 변호사는 “(조씨에 대해) 일베다, 대깨문이다 이런 말들이 많은데 그런 것과 무관하게 정말 돈을 벌려고 (범행을) 했다는 얘기를 주로 했다”며 범행 동기 중 경제적 사유가 “제일 큰 것 같다”고 했다. 다만 “(범죄수익은) 안 썼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범행기간이 그렇게 오래되진 않아서 정확히 (범죄)수익을 얼마 얻었고 어떻게 활용했는지는 판단이 서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또 조씨는 접견에서 “결과적으로 어떻게 영상을 만들게 됐든 유포한 건 분명하고 피해자가 고통받고 있으니 그 부분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한다”는 취지로 피해자에게 미안함을 표했다고 한다. 김 변호사는 “(혐의에 대해) 억울하다고 하는 건 없다”고 했다.

조씨는 김 변호사에게 박사방 회원수가 언론에 나오는 만큼은 아니라고 했다. 또 범죄수익 역시 기존에 알려진 32억원보다 적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수억도 안 된다”고 했다.

조씨는 자신이 진범이 아니라거나 공범이 있다는 취지의 언급은 전혀 하지 않았다. 김 변호사는 ‘박사방’ 사건 관련자들이 ‘조씨가 시켜 범행했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선 “접견에서 확인하지 않았다”면서도 “일단 (조씨가) 가장 책임자는 맞다”고 언급했다.

김 변호사는 손석희 JTBC 사장 등 사기사건과 관련해선 “사회 저명 인사라 화제가 되는데, 다른 혐의에 비하면 금액이나 방법이 비교될 만한 범죄는 아니라 제가 주안점을 두고 있진 않다”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검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TF(팀장 유현정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10시15분께부터 조씨를 불러 4차 조사를 진행 중이다. 조씨는 이날 오후 2시5분께부터는 검찰 조사에선 처음으로 변호인 입회 하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전날부터 조씨를 상대로 피해자를 10여명씩으로 나눠 조씨가 이들 인적사항을 취득한 경위와 어떻게 범죄대상으로 삼았는지, 어떤 가해행위가 어느 정도 기간 있었는지, 그로 인해 제작된 음란물이 어떻게 활용됐는지를 전반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앞서 조씨 변호를 맡았던 A변호사는 지난 25일 사임했다. 이날 오후 30분가량 검찰 조사에 입회했다 나와 기자들과 만난 김 변호사는 변호를 계속할 것이냐는 질문에 “신뢰관계가 깨지지 않는 이상 맡은 바 책임감 있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