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대구경조종?…“北, 초대형 방사포로 통합 가능성”

  • 뉴시스
  • 입력 2020년 3월 30일 14시 30분


코멘트

北, 초대형 방사포라 했지만 다른 무기로 의심
류성엽 "상황 판단 어렵게 해 정책 혼선 유도"
장영근 "초대형과 대구경은 애초 동일한 무기"

북한이 30일 초대형 방사포 실전 배치를 추진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이 무기가 실제로 초대형 방사포인지 아니면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인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은 이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과학원에서는 3월29일 조선 인민군 부대들에 인도되는 초대형방사포의 전술기술적 특성을 다시 한 번 확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시험사격을 진행했다”며 초대형 방사포 실전 배치를 예고했다.

그러나 이날자 북한 노동신문에는 북한이 지난해 7월31일과 8월2일 발사했다고 주장한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로 추정되는 무기 사진이 실렸다.

노동신문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궤도형 이동식 발사 차량에 발사관이 6개 실려있다. 이는 북한이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라고 소개했던 무기의 모습과 일치한다. 반면 북한이 그간 공개한 초대형 방사포는 차륜형 이동식 발사차량에 실려 있었으며 발사관은 4개였다.

북한 발표문과 사진의 불일치에 우리 군은 일단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북한이 공식 매체를 통해 초대형 방사포라고 밝혔지만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모습이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오전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오늘 아침에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지난해 8월3일에 공개한 사진과 유사한 특성을 갖고 있다”며 “그러나 실제 발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그간 초대형 방사포와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는 전혀 다른 종류의 무기로 알려져 왔다. 초대형 방사포는 구경이 600㎜,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는 400㎜로 서로 다른 무기로 평가돼왔다. 이 때문에 두 무기는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북한판 에이태큼스 지대지 미사일(KN-24)과 함께 신종 전술무기 4개 중 일부로 거론돼왔다.

이 때문에 북한이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를 쏴놓고 초대형 방사포라고 주장함으로써 우리 군 당국의 혼선을 유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30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정책의 혼선을 유도하는 것”이라며 “상황 판단이 잘 안 되도록 모호한 상황을 유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북한이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 개발을 중단하고 초대형 방사포로 통일하는 쪽을 택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는 북한이 다양한 형태의 방사포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시험 발사를 거듭했고, 그 결과 최종적으로 초대형 방사포 개발이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장 교수는 “작년에 시험한 대구경 조종 방사포는 구경이 400㎜이고 초대형 방사포는 600㎜라고 알려졌었는데 둘 다 600㎜로 보인다”며 “이번 탄두에 그려진 선이 (초대형 방사포와) 다르다는데 그건 상관없다. 동일한 포탄”이라고 말했다.

그는 “로켓모터 크기가 다르면 생산에 2중, 3중으로 비용이 든다. 군 물자는 규격화가 중요하다”며 “내가 판단하기에는 대구경 조종 방사포라는 게 원하는 성능이 안 나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교수는 대구경 조종 방사포와 초대형 방사포가 애초부터 같은 무기라는 주장을 내놨다.

북한이 지난해 7월말에서 8월초 사이에 발사관 6개짜리 방사포를 저각 발사하다가 실패했고, 이후 8월말 발사관 4개짜리 고각 발사에 성공한 뒤 올해 3월 발사관 4개로 저각 발사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그러다 지난 29일 발사관 6개짜리 저각 발사에까지 성공했다는 게 장 교수의 분석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페이스북에서 “결국 지난해 발사한 대구경조종방사포와 초대형방사포가 개발 단계에서 하나로 합쳐진 것으로 볼 수도 있다”며 “지난해 발사한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와 사거리가 겹친다는 점에서도 별도로 다른 무기체계를 개발한다는 것은 낭비다. 이제는 신종 4종 세트가 아닌 3종 세트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견해를 밝혔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