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부터 챙기는 시대… 쑥쑥 크는 렌털 시장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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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위생가전-매트리스 렌털 인기몰이


혼자 사는 직장인 김모 씨(28)는 최근 공기청정기 렌털 서비스를 알아보고 있다. 미세먼지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지는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면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씨는 “공기청정기를 구입해서 쓰려면 한 번에 수십만 원이 들어 부담스러운데, 렌털을 하면 한 달에 2만∼3만 원씩 내고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며 “주기적으로 필터 관리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미세먼지, 코로나19 등의 이슈로 개인위생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국내 렌털 서비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위생가전을 2∼5년에 걸친 장기간 할부 약정으로 부담 없는 가격에 사용할 수 있고, 전문가의 청소 서비스를 통해 청정하게 관리할 수 있어서다.

토털홈케어 기업 ‘현대렌탈케어’는 올 1월 1일부터 3월 10일까지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9% 신장했다고 24일 밝혔다. 올 들어 렌털 서비스에 새로 가입한 신규 계정도 한 달 평균 1만1000∼1만3000개씩 늘어나고 있다. 방마다 공기청정기를 두는 ‘1방 1공기청정기’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공기청정기 2대를 세트로 이용할 수 있는 원플러스원(1+1) 패키지를 이용하는 고객도 전년 대비 50%나 증가했다. ‘현대렌탈케어’ 관계자는 “봄철 미세먼지와 꽃가루 때문에 공기청정기를 찾는 시민이 늘어난 데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공기청정기 매출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렌털 품목인 공기청정기, 정수기뿐 아니라 새로운 렌털 상품도 주목을 받고 있다. 코웨이는 최근 의류청정기와 침대 매트리스 렌털 서비스에 대한 문의가 평소에 비해 2∼3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코웨이의 의류청정기는 고급형 기준 일시불 가격이 240만 원이지만 5년 약정으로 빌리면 월 4만99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수백만 원 상당의 매트리스 역시 렌털 서비스를 이용하면 전문가의 케어를 통해 매트리스 표면은 물론 내부까지 청결하게 관리하면서 사용할 수 있다. 코웨이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기준 침대 매트리스·프레임 렌털 계정은 56만4000개로 전년 대비 약 30% 늘었다”고 밝혔다.

고가 가전제품을 선뜻 구매하기 어려운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렌털 시장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코웨이의 ‘슬림형 공기청정기’는 지난달 렌털 서비스 신규 가입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2배 늘었다. 청정면적이 10평형으로 좁은 공간을 위한 이 제품은 부피를 대폭 줄여 1인 가구의 라이프 스타일에 안성맞춤이다. 렌털 비용도 월 2만4900원으로, 일반적인 상품 대여료(3만 원 선)보다 저렴한 편이다.

1인 가구가 많은 밀레니얼 세대를 노린 렌털 플랫폼도 있다. ‘롯데렌탈’의 라이프스타일 렌털 플랫폼 ‘묘미’는 20, 30대를 주 고객층으로 한다. 3∼9kg 용량의 의류건조기를 비롯해 다이슨 무선청소기, LG전자 코드제로 청소기 등 소형 가전을 렌털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다.

렌털 서비스 붐이 일면서 렌털 서비스 관련 기업들의 실적도 사상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코웨이는 사상 최초로 연매출 3조 원을 기록했다. SK매직도 매출 8746억 원, 렌털 누적계정 180만 개를 돌파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렌털 서비스가 각광을 받으면서 대형 전자제품기업도 렌털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LG전자는 2009년 정수기 렌털 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뒤 공기청정기, 건조기,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등으로 품목을 넓혀 가고 있다. 전문성을 갖춘 세심한 관리로 고객이 더 편리하고 쾌적하게 가전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LG전자 관계자는 “2019년도 말 기준 렌털 계정 200만 개를 확보했다”며 “올해는 신가전 경쟁력 등을 바탕으로 270만 개 이상의 계정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김은지 eunji@donga.com·신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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