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격추 여객기 블랙박스, 우리가 분석…해외 안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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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월 19일 20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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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정부가 자국군이 쏜 미사일에 격추된 우크라이나 여객기의 블랙박스를 분석하겠다고 나섰다. 블랙박스를 우크라이나에 보내 국제전문가들과 협력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돌연 번복한 것이다.

19일(현지시간) 이란 IRNA통신에 따르면 이번 격추사건 조사를 담당해온 이란 민간항공기구 측은 여객기 블랙박스 분석을 직접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하산 레자이파르 조사위원장은 “우리는 이곳 이란에서 블랙박스를 분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 외에는 우크라이나와 프랑스란 선택지가 있지만, 아직까지 타국에 블랙박스를 보내는 방안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우크라이나에 블랙박스를 보내 자료 판독을 맡기겠다던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이란 민간항공기구 측은 전날 “우크라이나 당국의 요청에 따라 이란에서 블랙박스를 판독하지 않고, 우크라이나로 보내 국제전문가와 함께 분석과 판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만일 우크라이나에서도 블랙박스 기록을 판독하기 어렵다면 프랑스에 보내겠다는 구상도 함께 공개했다.

이란 당국이 입장을 번복해 블랙박스를 스스로 분석하겠다고 공언하면서 관련국의 반발을 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여객기 추락으로 탑승자 피해가 발생한 캐나다·우크라이나·아프가니스탄·스웨덴·영국 등 5개국은 당사국이 모두 참여하는 독립적이고 투명한 국제적 조사를 이란 측에 요구한 상황이다.

특히 자국민 57명을 잃은 캐나다의 저스틴 트뤼도 총리는 17일 여객기 블랙박스를 판독 기술이 뛰어난 프랑스로 보내 조사해야 한다고 이란 측에 촉구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국제항공(UIA) 소속 보잉737-800 여객기는 지난 8일 이란 테헤란에서 출발해 우크라이나 키예프로 향하던 도중 추락, 승객과 승무원 등 탑승자 176명이 전원 사망했다.

이란은 사고 직후 추락 원인을 엔진 결함 탓으로 돌렸지만, 여객기가 미사일에 격추되는 영상 등 증거자료가 나오자 자국군이 실수로 격추한 사실을 인정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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