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트럼프, 북한 아닌 남한을 협박하고 있다”

  • 뉴스1
  • 입력 2019년 12월 13일 15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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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린 어페어스 갈무리
포린 어페어스 갈무리
미국의 권위 있는 외교 전문지인 포린 팔러시(FP)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무기로 미국을 위협하고 있는 북한이 아니라 전통의 맹방인 한국을 협박하고 있으며, 이는 외교적 실패로 귀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더 이상 핵 도발을 하지 않게 하는 등 나름대로 대북외교에서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대한 외교의 실패로 그 동안의 성과를 망칠 수 있다고 FP는 지적했다.

미국 행정부는 대북 협상에 진전이 없는 가운데, 방위비 분담금 문제로 최근 한국과 큰 갈등을 겪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2020년 방위비 분담금을 47억 달러로 늘려야 한다며 한국을 최대한 압박하고 있다. 이는 전해의 4배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같이 주장하는 근거가 미약하다. 한국은 2018 기준 국방예산이 국내총생산(GDP)의 2.6%다. 이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2%, 독일의 1.2%, 일본의 0.9%를 훨씬 능가하는 수준이다.

한국의 국방예산은 400억 달러가 넘는다. 이는 세계 10위에 해당한다. 2022년 한국의 국방예산은 세계 6위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이같이 많은 국방예산은 곧바로 미군에게 흘러간다. 한국은 올해 약 9억1300만 달러를 미군에 사용했다. 이는 15억 달러로 추산되는 미군 운영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이외에 한국은 해외에 있는 미국 군사기지 중 가장 큰 평택 미군 기지를 건설하는데 따로 100억 달러를 투입했다. 한국은 토지 임대료도 받지 않는다.

이뿐 아니라 한국은 지난 4년간 미국으로부터 모두 130억 달러어치의 무기를 구입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2018년 말까지 미군은 한국이 미군에 준 예산을 다 쓰지도 못했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미국은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해리 해리스 미국 대사는 최근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인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을 불러 방위비 분담금을 50억 달러로 인상할 것을 요구했다.

이의원은 보수당 소속임에도 모욕을 당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미 행정부의 무리한 요구로 한국인의 불쾌감은 치솟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 응답자의 96%가 방위비 분담금 인상에 반대하고 있다.

더욱 아이러니컬 한 사실은 트럼프 대통령의 남한에서 더 많은 돈 짜내기가 북한의 비핵화에 아무런 보탬도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의 지정학적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예를 들어 북한이 미국을 향해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평택 북쪽의 오산 공군 기지에서 몇 분이 아닌 몇 초 내에 발사를 감지 할 수 있다.

또 주한미군은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을 견제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의 주요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는 마당에 미국이 한국을 잃는 것은 냉전 초기 서독을 잃는 것과 유사 할 것이다.

최악의 경우, 한국이 자주국방을 선언하고 핵무장에 나설 수도 있다. 이는 일본은 물론 대만까지 핵무장을 하는 도미노 효과를 불러올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민감한 지역인 한반도 주변국이 핵으로 무장하는 것은 미국에겐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FP는 지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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