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한국당 벼랑끝 대립속 ‘4+1 선거법 단일안’ 협상도 진통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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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패트법안 대치]與 “이제 우리의 길 가겠다” 선언
한국당에 ‘맞불 필리버스터’도 예고… 황교안 “좌파독재 의회 쿠데타 임박”
4+1, 연동률 적용 상한선 이견… 봉쇄조항-석패율제도 합의 못봐
정의당 등 與결단 촉구 목소리… 與, 한국당과 협상 여지 열어놔
한국당도 “연동률 낮추면 수용 여지”

“선거법 저지” vs “본회의 상정”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1’ 협의체가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공직선거법 개정안 상정을 예고했다. 한국당과 대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틀째 국회 로텐더홀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당의 황교안 대표는 “좌파독재 완성을 위한 의회 쿠데타가 임박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왼쪽 사진). 여당과 손잡은 야당들은 이날 국회 본관 앞에서 선거법 개정안의 본회의 상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앞줄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손학규, 정의당 심상정,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선거법 저지” vs “본회의 상정”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1’ 협의체가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공직선거법 개정안 상정을 예고했다. 한국당과 대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틀째 국회 로텐더홀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당의 황교안 대표는 “좌파독재 완성을 위한 의회 쿠데타가 임박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왼쪽 사진). 여당과 손잡은 야당들은 이날 국회 본관 앞에서 선거법 개정안의 본회의 상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앞줄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손학규, 정의당 심상정,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13일 첫 임시국회 본회의가 열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벼랑 끝에 선 여야는 12일 하루 종일 막판 협상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4+1’ 협의체와 선거법 단일안 도출에 주력하는 동시에 한국당과의 물밑협상도 투 트랙으로 이어갔다. 하지만 4+1 협의체에서도 12일 밤 현재까지 선거법 단일안을 만들지 못하고 있어 여야 간 협상 전망은 물론 본회의 처리 전망도 불투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등 4+1 협의체는 13일 본회의가 열리면 10일 처리 못 하고 남은 22개 예산부수법안에 이어 패스트트랙에 올라탄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등 검찰개혁법, 유치원 3법, 민생법안 순으로 상정한다는 방침이다. 선거법이 상정되면 한국당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하는 것을 굳이 막거나 방해하지 않겠다”며 “그 대신 필리버스터가 시작되면 우리도 당당히 토론에 참여하겠다”고 ‘맞불 필리버스터’를 예고했다.

문제는 상정까지 하루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선거법을 둘러싼 ‘4+1’ 간 이견이 아직 남았다는 점이다. 큰 틀에서 △지역구 250석, 비례대표 50석 △비례대표 연동률 50% △선거구 획정 인구 기준은 선거일 전 3년 평균 등에는 의견 접근을 이뤘지만 캡(연동률 적용 상한선) 도입과 봉쇄 조항(비례대표 배분을 위한 최소 득표율 규정), 석패율제 등을 두고 여전히 서로 셈법이 다르다.

민주당은 한국당과의 협상 여지를 남겨두기 위해 지역구 250석, 비례대표 50석에 비례대표 50석 중 절반인 25석만 50% 연동률을 적용해 배분하고 나머지 25석은 현행 선거법처럼 병립형으로 배분하는 방안을 여전히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한국 사람들은 머릿수로 밀어붙이는 데에 대한 반감이 크다”며 “예산안에 이어 선거법까지 제1야당을 배제했다는 여론은 민주당도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라고 했다. 하지만 정의당 등 다른 야당들은 반대하고 있다. 봉쇄 조항(정당 득표율 3% 미만 정당에는 비례대표를 배분하지 않는 제도) 및 석패율제(지역구 선거에서 낙선한 후보를 비례대표로 선출하는 제도)도 이견이 남았다.

이날 오후 선거법 단일안을 찾기 위해 만난 4+1 협의체 실무단은 전날에 이어 서로 이견만 확인한 채 회의를 멈췄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합의되지 않았다”고 했다. 유성엽 대안신당 대표는 “좁혀진 것도 없고 (캡 등에 대해) 여전히 평행선”이라고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한국당과 4+1 협의체 사이에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민주당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심상정 정의당,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더 이상 한국당과의 ‘무늬만 협상’을 반복할 이유가 없다. 민주당은 50% 연동률마저 보장하지 않는 수정안을 철회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당은 4+1 협의체의 선거법 단일안 도출 및 상정 움직임에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위헌”이며 공수처는 “친문 수사처”라면서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동시에 범여권이 선거법 단일안을 만들어낼 경우 패스트트랙으로 급속히 진행되는 만큼 ‘비례대표 완전 폐지에 지역구 270석’이라는 당론을 고수하기보다는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한국당 안팎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당 지도부 핵심 의원은 “지역구 의원 250명, 비례대표 50명에 연동률을 20∼30% 정도로 하면 한국당도 수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면서 “다양한 형태로 (민주당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심재철 원내대표도 “연동률을 20%로 대폭 낮춘다면 받을 수도 있다”고도 했던 만큼 양당이 주말 동안 막판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법은 한국당과도 합의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현 jhk85@donga.com·최우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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