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가와 유튜버가 만나면[기고/고준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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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호 한국발명진흥회 상근부회장
고준호 한국발명진흥회 상근부회장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장래희망 조사를 하면 요즘은 유튜버가 항상 5위 안에 든다. 자신만의 창의성을 표현할 수 있고, 그 창의성에 대한 대가로 명예와 금전적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유튜버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 우리 사회 전체가 크리에이터의 매력을 알아가고 있다는 뜻인 것 같다.

원조 크리에이터 격인 발명가와 유튜버가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미래를 예측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 없지만 분명한 것은 두 크리에이터가 만났을 때의 기댓값은 긍정적이라는 점이다.

둘은 닮은 듯 서로 다르다. 자신만의 창의성을 바탕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만들어낸다. 또 자신들이 관심 있어 하는 것들을 연결해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데 익숙한 사람들이다. 창의적인 마니아라는 공통점이 있다.

창의성을 발휘하는 영역은 다르다. 유튜버는 시청자와의 소통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낸다. 발명가는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기술 간의 결합’을 통해 제품 혹은 서비스를 만들어낸다. 각기 다른 영역의 창의성은 크리에이터 각자가 갖고 있는 오랜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아이디어가 넘치는 발명가와 유튜버가 서로 만나면 어떤 일이 생길까? 유튜버는 발명가들로부터 신선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 이용자들의 공감과 흥미를 이끌 다양하고 기발한 소재들을 발명가들은 아주 많이 가지고 있다. 발명가들은 아이디어를 전개하고 발전시켜 새로운 상품을 만드는 데 몰두하는 경향이 있어서 외부와의 소통을 등한시할 때가 종종 있다. 더 정확하게는 제품 개발에 너무 바빠 소통할 틈이 없다. 그래서 세상이 알면 깜짝 놀라고 반가워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가지고 있지만 공유하지 않아 사람들이 모를 때가 많다. 소통의 달인인 유튜버를 비롯해 다양한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발명가의 이야깃거리를 세상에 내놓을 수 있도록 협력한다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제품이나 발명 에피소드 등 넘쳐나는 소재들로 무수히 많은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발명가 입장에서 본다면 유튜버는 마케팅에서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다. 우수한 기술 확보도 어려운 과제인데, 제품 홍보까지 발명가가 하기엔 매우 어렵다. 유튜버들이 시청자와의 친밀도를 바탕으로 쉽고 재미있게 콘텐츠를 만들어 준다면, 발명가들은 제품 마케팅의 과제를 해결하는 셈이 된다.

11월 2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대한민국지식재산대전에서는 최초로 발명가와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의 만남을 관람할 수 있다. 이들의 컬래버레이션이 만들 새롭고 창의적인 그림을 다 같이 지켜보자.

고준호 한국발명진흥회 상근부회장
#발명가#유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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