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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물질 불법배출 업체 잡아라” 드론 뜨자 미세먼지 절반으로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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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물질 불법배출 업체 잡아라” 드론 뜨자 미세먼지 절반으로 뚝

안산=사지원 기자 입력 2019-11-19 03:00수정 2019-11-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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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청 미세먼지 감시팀, 산업단지 오염물질 측정 현장
8일 무인기(드론) 한 대가 경기 안산시 반월국가산업단지 상공을 날고 있다. 안산=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8일 오전 11시경 경기 안산시 반월산업단지 내 공장 밀집 구역으로 무인기(드론) 한 대가 날아들었다. 짙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공장 굴뚝 바로 위에 잠시 머물던 드론이 출발 장소로 돌아왔다. 드론 몸체에 달려 있는 1L짜리 투명봉투가 풍선처럼 부풀어 있었다. 안에는 공장 굴뚝에서 나온 배출가스가 담겨 있었다.

질량분석기 등 대기질 분석장비를 갖춘 이동측정차량에서 드론이 가져온 배출가스에서 오염물질 농도를 측정하기 시작했다.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의 농도를 나타내는 모니터 속 빨간색, 파란색 그래프가 순식간에 치솟았다. VOCs는 대기 중에서 햇빛(자외선)과 만나면 광화학반응을 일으켜 미세먼지나 오존을 만들어낸다. “오늘 자일렌(휘발성유기화합물의 한 종류) 농도가 가장 높네요.” 박정민 국립환경과학원 대기공학연구과장이 말했다.



○ 드론으로 오염물질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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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산하 수도권대기환경청은 올 2월 미세먼지 감시팀을 발족했다. 7명으로 구성된 미세먼지 감시팀은 국립환경과학원이 약 3년에 걸쳐 개발한 측정용 드론 4대, 촬영용 드론 2대와 이동측정차량 2대로 대기오염물질 불법 배출이 의심되는 사업장을 적발한다.

미세먼지 감시팀이 생긴 뒤 올 10월까지 총 255곳의 사업장 중 배출 기준을 위반한 76곳을 적발했다. 박 과장은 “장비를 사용했을 때 적발률이 42%(64곳 중 27곳)로 활용하지 않았을 때의 26%(191곳 중 49곳)보다 더 높았다”고 말했다.

수도권대기환경청 직원이 사업장 내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감시하기 위해 측정용 드론을 띄우고 있다. 뒤쪽에 대기질 분석장비를 갖춘 이동측정차량이 서 있다. 안산=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드론과 이동측정차량은 대기오염물질 점검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됐다. 2018년 기준 전국 대기오염물질 배출사업장 5만6584개 중 오염물질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자동측정기기(TMS)를 부착해야 하는 대형사업장(1∼3종)은 4363개에 불과하다. 미세먼지 배출량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영세사업장(4, 5종)의 비율이 92%(5만2221개)를 차지한다. 대기오염물질을 불법으로 배출하는 행위도 여전하다. 기준 위반 사업장의 비율은 2015년 9%에서 2018년 14.8%로 늘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드론과 이동측정차량을 이용하면 이전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감시할 수 있다. 우선 측정용 드론으로는 지상 150m 이상의 높이에서 일곱 가지 오염물질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다. 기존에는 사람이 직접 굴뚝에 올라가 대기오염물질을 포집해야 했기 때문에 시료 채취에만 3, 4시간 걸렸다. 안전문제 때문에 올라가지 못했던 높은 굴뚝도 드론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또 드론이 포집한 대기오염물질을 이동식측정차량의 장비와 연결하면 유해대기오염물질 60여 종을 ppt(1ppt는 1조분의 1 농도) 단위로 정량 분석할 수 있다. 이런 장비가 없을 때는 채취한 대기오염물질을 실험실에 가져가 분석하기 위해 약 1주일이 걸렸다.

효과적인 암행감시도 할 수 있다. 기존에는 사람이 접근해야만 배출량 등을 조사할 수 있었기 때문에 단속을 알아챈 공장에서 배출량을 바로 조정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사업장에 진입하기 전 정확한 데이터를 갖고 가서 곧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김정훈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사는 “경찰이 미리 확보한 증거를 바탕으로 용의자를 잡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 미세먼지 저감 효과 ‘톡톡’

이동측정차량에서 드론이 채취한 시료의 실시간 분석이 진행 중이다. 차량의 분석장비를 이용하면 유해대기오염물질 60여 종을 ppt(1조분의 1 농도) 단위로 분석할 수 있다. 안산=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단속으로 대기오염물질의 배출을 줄이면 미세먼지 저감 효과도 곧바로 나타난다. 실제 환경부가 지난해 4월 경기 포천시 일대의 영세사업장을 대상으로 드론을 활용해 오염원을 시범 점검한 결과 하루 사이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50% 감소했다. 4월 11일 m³당 일평균 농도가 28μg이었는데 12일에는 14μg이 된 것이다.

환경부는 수도권 외 지역에도 드론과 이동측정차량을 확대 보급해 미세먼지 관리 시스템을 강화한다. 우선 올 연말까지 드론 28대와 이동측정차량 14대를 추가로 보급해 전국 지방환경청이 장비를 갖추도록 할 계획이다.

수도권환경청은 단속뿐 아니라 소규모 사업장 중심으로 미세먼지 방지시설 교체 또는 설치비용을 지원하는 사업도 진행한다. 대기배출시설을 운영하는 사업장 중 중소기업기본법상 중소기업과 중소기업협동조합을 대상으로 설치비용의 최대 90%까지 지원한다. 정복영 수도권대기환경청장은 “오염물질을 불법 배출하는 사업장은 엄격하게 단속하는 한편 더 많은 사업장에 미세먼지 저감시설이 설치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안산=사지원 기자 4g1@donga.com
#미세먼지#드론 단속#대기오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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