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화살까지 등장한 ‘아비규환’ 홍콩… 中 유학생은 피난길

  • 뉴스1
  • 입력 2019년 11월 13일 16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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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시위대가 친중인사의 몸에 방화했다 - 트위터 갈무리
홍콩의 시위대가 친중인사의 몸에 방화했다 - 트위터 갈무리
시위 현장에서 대학생이 숨지고 비무장 시위자가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중상을 입은 뒤 홍콩에서는 3일째 전쟁을 방불케 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시위대가 출근길 지하철 운행을 막으면서 이번 주 내내 교통 대란이 벌어졌고, 가장 격렬한 시위를 벌이는 대학가에선 불화살까지 등장했다.

주로 주말이나 금요일 밤 시간대에 이뤄졌던 시위가 평일 아침부터 도시 기능을 마비시키면서 홍콩 전체가 붕괴 직전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CNN·AF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3일에도 홍콩 도심 곳곳에서 시위가 이어졌다. 점심시간 홍콩증권거래소 앞에서도 약 200명의 직장인들이 점심을 먹는 대신 시위에 동참했다.

이날 오전 기준 총 27개 지하철역이 폐쇄됐고, 홍콩 중심부와 카우룽 반도를 연결하는 주요 노선도 운행을 중단했다.

전날 경찰과 격렬한 대치를 벌인 홍콩대·홍콩중문대·홍콩이공대에서는 벽돌·대나무 막대기·활과 화살·화염병으로 이날 밤 새로운 싸움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7시부터 이날 아침 7시30분까지 81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처럼 홍콩 시위가 이전보다 훨씬 과격한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14일 홍콩 시내 학교 전체에 임시 휴교령이 내려졌고, 센트럴과 코즈웨이 베이 등 도심에 위치한 쇼핑몰과 식당들도 대부분 문을 닫았다.

특히 최근 분노한 시위대가 친중파 남성의 몸에 불을 붙이는 사건까지 일어나면서 생명의 위협을 느낀 중국 본토 학생 150명이 이날 중국 심천으로 피난길에 올랐다. 이들은 이날 오후 홍콩중문대에서 임시 보트를 만들어 빠져나갔다고 한다.

시위대는 경찰이 세 번째 실탄을 사용한 지난 11일부터 ‘치고 빠지기 식’ 게릴라 전략을 펴고 있다. 시위대가 도로에 벽돌을 쌓으면 수십명의 경찰이 와서 이를 치우고, 그 바로 옆에서 또다시 도로를 벽돌로 채우는 식이다. 이들은 도심 많은 지역에 최대한의 혼란을 야기해 경찰 전력을 분산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 시위는 지난 4일 경찰의 최루가스를 피하다 주차장에서 떨어진 홍콩과기대 학생이 8일 숨을 거둔 상황에서 11일 경찰이 시위대에 실탄을 발포하면서 더욱 거세졌다.

상황이 악화되자 전날 홍콩 경찰은 대학 캠퍼스와 성당 안까지 들어가 체포 작전을 펼쳤고, 중국 정부는 또다시 인민해방군 투입을 경고했다. 미국과의 무역협상 등 다양한 사안이 얽혀 있어 중국이 유혈 진압을 하진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있지만, 조만간 교도소 폭동 진압 전문 특공대를 도심 요충지에 투입할 예정이라 홍콩 시위가 ‘제2의 톈안먼 사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시위는 지난 6월9일 시민 100만명이 참석한 대규모 반송법 시위에서 시작됐다. 시위를 촉발시킨 송환법은 철회됐지만, 현재 시위대는 직선제로의 개헌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은 중국 중앙정부가 임명한 캐리 람 행정장관이 홍콩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중국 중앙정부와 홍콩 당국은 “폭동을 단호히 진압해야 한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 이번 사태가 쉽게 해결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도 “질서 회복이 홍콩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혓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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