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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금강산 사업 南 의존 잘못” 선 긋기…남북관계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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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금강산 사업 南 의존 잘못” 선 긋기…남북관계 분수령

뉴시스입력 2019-10-23 14:33수정 2019-10-2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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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협력 상징 금강산관광 南 배제
남북 협력사업 변화…개성공단도 우려
"北이 南 자산 철거 못 하게 만들어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속에서 ‘자력갱생’으로 경제발전을 꾀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협력사업의 상징인 금강산관광에서 남측을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남북 관계의 근본적 전환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다.

정부가 4·27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선언에 명시된 남북 협력사업을 대북제재의 틀 속에서만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하자 이에 대한 불만을 행동으로 표출한 거라는 관측이다. 나아가 이를 계기로 남북 협력사업의 구조적 변화를 본격 모색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23일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금강산관광지구 시찰에서 “관광지나 내어주고 앉아서 득을 보려고 했던 선임자들의 잘못된 정책”이라는 등의 작심 발언을 쏟아내며 ‘금강산관광지구 총개발 계획’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김 위원장은 새로운 금강산관광사업에 남측을 배제하겠다는 방침도 분명히 했다. 그는 “국력이 여릴(약할) 적에 남에게 의존하려 했던 선임자들의 의존정책이 매우 잘못되었다”라며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남측의 관계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하고,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봉사시설들을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하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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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금강산이 마치 북과 남의 공유물처럼, 북남관계의 상징, 축도처럼 되어있고, 북남관계가 발전하지 않으면 금강산관광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되어있는데 이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고 잘못된 인식”이라고 경계했다. 이는 단순히 금강산관광사업만이 아닌 그동안 진행된 남북 경협 사업을 전면적으로 손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10개월이 지났으나, 정부는 북미 간 비핵화 협상 진전에 따른 제재 완화 조치가 선행돼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재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불만을 가져왔던 김 위원장은 결국 금강산관광사업에서 남측 자산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독자적인 관광지구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놓은 것이다.

김 위원장이 이러한 초강수를 둔 배경에는 신년사에서 직접 내뱉은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경우 연말 총화에서 자신의 통치 권위에 흠집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데 대한 부담감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신년사에서 금강산관광과 함께 언급했던 개성공단도 안심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지난 2016년 2월 당시 박근혜 정부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광명성-4호’ 발사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개성공단 가동 중단을 결정하자 북한은 ‘남측 인원 전원 추방’과 ‘남측 자산 전면 동결’, ‘폐쇄 및 군사통제구역 선포’ 조치로 응수했다.

김 위원장이 이번 금강산관광지구 남측 자산 철거 지시가 북남관계와 연계되는 현실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점, 나아가 자력갱생의 연장선에서 남측의 도움도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는 점 등에 비춰볼 때 개성공단에 대해서도 초강수를 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남한에 의존한 경제개발은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밝혔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며 “금강산관광이 재개될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을 하면서 남북관계의 근본적인 전환을 시도하는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언급한 새로운 길이라는 것이 남쪽을 배제한 새로운 길일 수 있다는 그림을 다시 그려봐야 할 것 같다”라며 “북한은 남측과 함께 가겠다는, 그런 희망을 배제하는 것 같다. 말 그대로 자력갱생으로 가겠다는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김 위원장이 남측 관계부문과 합의하라고 지시한 대목에 관해서도 “정부 당국이 ‘만남’에 대해 여지를 두고 있는 것은 대단히 자의적인 해석이고, 자기 희망적 사고를 하는 것”이라며 “김정은이 남측과 합의하라는 것은 철거 결정을 번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철거 과정에서 법적인 문제 등이 발생할 소지를 없애라는 차원에서 합의하라고 말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도 “정부는 일단 북측과 만나게 되면 못 부수도록 만들어야 한다”라며 “비록 철거를 위한 만남이지만 우리는 철거를 못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남북관계에 있어서 분수령인 셈이다”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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