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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안전법안 통과 서둘러야[현장에서/서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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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안전법안 통과 서둘러야[현장에서/서형석]

서형석 사회부 기자 입력 2019-10-22 03:00수정 2019-10-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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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국회 앞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어린이 생명안전 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부모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서형석 사회부 기자
2017년 10월 경기 과천시의 한 주차장에서 제동장치가 풀린 차량에 치여 숨진 최하준 군(당시 4세)의 어머니 고유미 씨는 2년 새 두꺼운 굳은살이 오른손에 박였다. 하준이를 잃은 뒤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에게 이른바 ‘하준이법’ 제정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장문의 편지를 쓰느라 생긴 굳은살이다. 세어보진 않았지만 2년간 쓴 편지가 수백 통은 된다고 한다. ‘하준이법’은 더 이상 하준이와 같은 피해자가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시설과 안전관리를 강화한 내용을 담아 2018년 1월 발의됐다. 고 씨는 “하준이가 겪은 사고를 다른 친구들이 당하지 않게 하겠다고 하준이와 약속했기 때문”이라며 답장 없는 편지를 계속 쓰는 이유를 설명했다.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고 씨를 비롯한 6명의 부모가 마이크를 잡았다. 태호 부모, 유찬이 엄마, 민식이 부모다. 하준이처럼 이들의 숨진 자녀 이름을 딴 ‘어린이 생명안전법안’들이 올해 12월 10일까지인 정기국회 회기 내에 통과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어린이 생명안전법안의 시작은 ‘해인이법’이다. 이해인 양(당시 4세)은 2016년 4월 어린이집 통학차량에서 내려 귀가하던 중 제동장치가 풀려 내려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치여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 당시 해인이가 제대로 된 응급처치를 받지 못해 숨진 사고를 계기로 그해 8월 발의된 법이 ‘해인이법’이다. 어린이가 위급하거나 그럴 우려가 있는 경우엔 누구나 어린이를 신속하게 응급의료기관으로 옮기도록 하는 내용이 법안에 담겼다. 하지만 해인이법은 여전히 국회에 묶여 있다. 발의 후 법 적용 범위와 방식에 대한 논쟁만 1년 반 동안 이어졌다. 어린이 안전 업무 관련 부처가 교육부,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 등으로 흩어져 있기 때문이다. 2017년 9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의 논의가 마지막이었다. 결국 올해 8월 ‘어린이 안전 관리에 관한 법’으로 이름과 내용을 바꾼 새로운 해인이법이 다시 발의됐다. 하지만 20대 국회 본회의 통과가 불투명하다.



해인이법과 하준이법을 비롯해 2016년 7월(최초 발의 기준) 한음이법(특수학교 통학차량 폐쇄회로(CC)TV 설치), 2019년 5월 태호·유찬이법(통학차량 관리 대상 확대), 2019년 9월 민식이법(어린이보호구역 과속방지 카메라 등 설치 확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법안을 내놓은 국회의원들은 자신의 사진을 담아 ‘의정활동 치적 홍보’에 사용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유일하게 한음이법만이 2016년 11월 본회의에 상정됐지만 3년째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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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도 많이 늦었지만 그래도 시간은 남았다. 안전사고로 숨진 어린이의 이름을 딴 법안이 발의에만 그치는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20대 국회에 주어진 책무 중 하나다.
 
서형석 사회부 기자 skytree08@donga.com
#어린이 생명안전법안#하준이법#해인이법#20대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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