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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차 세계 1위 목표, 박수만 치기 어렵다[현장에서/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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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차 세계 1위 목표, 박수만 치기 어렵다[현장에서/김도형]

김도형 기자 입력 2019-10-17 03:00수정 2019-10-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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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열린 미래차 산업 국가비전 선포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전기차 택시를 살펴보는모습. 청와대사진기자단
김도형 산업1부 기자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로 넘어가는 자동차 산업의 변화는 숨이 가쁠 정도다. 8기통, 12기통 엔진의 힘을 자랑하던 시대는 저물고 있다. 운전대에서 손을 놓고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도 알아서 달리는 차가 이미 도로를 달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범정부 차원의 미래차 산업 국가비전을 내놓으면서 “2030년 미래차 세계 경쟁력 1위”를 선언한 것도 이런 흐름을 읽었기 때문일 것이다.

정부가 약속한 전기충전기와 수소충전소 설치는 꼭 필요하다. 자율주행차의 세계 최초 상용화를 위해 5년 안에 주요 도로의 통신과 정밀지도 등의 인프라를 완비하고 규제도 대거 풀겠다는 정부 발표는 미래차 시장에 뛰어든 업계를 들뜨게 할 만하다.

하지만 정부가 내건 ‘1위’라는 목표에 대해 싸늘한 시선이 있는 것도 현실이다. 정부는 “미래차는 주요국의 글로벌 기업이 같은 출발선상에 위치”한다고 했지만 미래차 경쟁의 출발 총성이 울린 지는 이미 한참 됐다. 10년 뒤 친환경차 분야에서 한국 기업이 세계시장 10%를 점유하고 자율주행차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겠다고 나설 때 “미국 일본 독일 중국은 가만히 있겠느냐”는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내연기관차의 기술 격차를 뒤집기 힘들다고 판단한 중국은 2010년부터 전기차에 집중 투자해왔다. 지난해 하이브리드를 제외한 세계 전기차 판매 톱10 중 5개가 중국 브랜드로 현대·기아자동차는 5위권이다.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수소차를 양산했지만 해외에 자국 수소차를 가장 많이 판 나라는 일본이다. 독일, 중국도 수소차 양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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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현대차그룹이 미국 자율주행 기술 기업에 2조4000억 원을 투자한 것도 ‘메이드 인 코리아’만의 기술로는 글로벌 기업들의 자율주행 기술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현재 자율주행 기술은 구글의 자회사인 웨이모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미국 기업이 5위권까지를 장악하고 있다. 한국은 종합적인 자율주행차 준비 지수에서 세계 13위로 평가받는다.

미래차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의 성적표에 대해 정부가 전적으로 책임질 일은 아니다. 포부는 클수록 좋기도 하다. 하지만 기왕 목표를 세웠으니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세워져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미래차 시장 선점을 위해 가장 중요한 노사 이슈는 이번 대책에서 빠져 있다. 현대차 노사가 참여한 기구에서는 전기차로 전환되면 현재 인력의 20∼40%를 줄여야 한다는 예측도 나왔다. 극심한 노사 갈등으로 점철된 한국이 이 문제의 해결 없이 ‘미래차 분야에서는 1등을 할 것’이라는 다짐은 지나친 낙관이다. 거미줄처럼 얽힌 부품협력업체들은 어떤 방식으로 다음 단계로 나가야 할 것인가. 이제부터라도 정부와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정밀한 계획안을 만들어야 한다.
 
김도형 산업1부 기자 dodo@donga.com
#자동차 산업#미래차산업 국가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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