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동생 채용청탁’ 응시자, 필기 만점…면접 문제도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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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16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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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동학원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조국 법무부 장관 동생 조모씨가 9일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선 후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2019.10.9/뉴스1 © News1
‘웅동학원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조국 법무부 장관 동생 조모씨가 9일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선 후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2019.10.9/뉴스1 © News1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가 운영해 온 학교법인 웅동학원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 조 전 장관 동생에게 뒷돈을 준 응시자 2명이 모두 합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1차 필기시험에서 모두 만점을 받았고, 2차 시험에서도 모두 최고 점수를 받았다.

16일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이들은 2016~2017년 웅동중학교 교사 채용 응시자 2명으로부터 모두 2억1000만원을 받고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전날(15일) 조 전 장관 동생 조모 웅동학원 사무국장의 공범 박모씨를 배임수재와 업무방해 및 범인도피죄로, 또다른 공범 조모씨를 배임수재 및 업무방해죄로 모두 구속 기소한 바 있다.

박씨는 2015년 가을 초등학교 선배인 조 사무국장과 만나 1억~1억5000만원 정도를 주고 사회과 정교사로 채용될 사람을 알아봐 주면 소개료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박씨로부터 이같은 제안을 전달받은 조씨는 자신의 조카를 통해 모 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A씨를 소개받았다.

이들은 조 사무국장의 지시로 같은해 12월 경남 창원의 한 호텔에서 A씨 부모들을 만나 모두 1억3000만원을 받고 필기시험 문제를 주기로 했다. 문제지와 답안지는 조 사무국장이 어머니인 박모 이사장의 자택에서 입수해 가지고 있던 것을 박씨에게 넘겨 주었다.

이들은 A씨의 어머니로부터 원서접수 전인 2016년 1월4일 착수금 3000만원을, 1차 필기시험 전인 13일에 나머지 1억원을 받은 뒤 1차 필기시험 문제지와 답안지를 넘겨 주었다.

24명이 응시한 1차 필기시험에서 A씨가 만점을 받자, 조 사무국장은 박씨를 통해 2차 수업실기시험과제와 면접시험 예상 질문을 A씨 어머니에게 알려 주었다. A씨는 2차 시험에서도 응시자 5명 중 최고점인 95.5점을 받아 최종 합격했다.

이들은 이듬해에도 비슷한 수법으로 총 8000만원을 챙겼다. 박씨는 2016년 12월 부인의 친구를 통해 소개받은 기간제 교사 B씨의 아버지를 만나 1억원을 줄 것을 제안했다. B씨의 아버지가 1억원은 부담스럽다며 망설이자, 조 사무국장과 의논 뒤 협상한 끝에 8000만원을 받기로 했다.

박씨는 원서접수 전인 2017년 1월 초 B씨 아버지로부터 응시원서와 자기소개서를 이메일로 받아 조 사무국장에게 전달했다. 이어 같은달 6일 부인 명의 계좌로 1000만원을 입금받은 뒤 조 사무국장에게 받은 1차 필기시험 문제지와 답안지를 B씨 아버지에게 주었다.

B씨 역시 A씨와 마찬가지로 18명이 응시한 1차 필기시험에서 만점을 받았고, 조 사무국장은 박씨를 통해 B씨 아버지에게 2차 시험 과제와 예상 질문을 알려 주었다. 박씨는 2차 시험일인 같은달 24일 B씨 집 근처에서 B씨 아버지로부터 7000만원을 받아 조 사무국장에게 전달했다. B씨는 2차 시험에서 응시자 5명 중 최고점인 96.4점을 받아 최종 합격했다.

이같은 사실이 지난 8월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박씨는 8월27일 조 사무국장의 지시로 조씨를 만나 언론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는 내용의 확인서와 인감 증명서를 받았다.

이를 보고받은 조 사무국장은 ‘조씨에게 잠잠해질 때까지 필리핀으로 나가 있으라고 하고 너도 함께 가 있어라’라고 지시했다. 조씨는 그날 오후 8시50분쯤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곧장 필리핀 마닐라로 출국했다.

조 사무국장은 박씨에게 350만원을 주고 이중 300만원은 조씨의 도피 자금에 쓰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박씨는 차명계좌에 350만원을 입금해 조씨가 지정한 계좌로 300만원을 보냈다.

한편 검찰은 조 장관이 1999년 6월부터 2009년 10월까지, 조 장관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013년 9월부터 지금까지 웅동학원 이사장으로 재직해온 사실도 공소장에 기재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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