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람 홍콩 행정장관, 야유 속에서 시정연설도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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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16일 15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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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이 16일(현지시간) 의회 개회일에 맞춰 시정연설을 하려 했지만, 야당 의원의 야유와 반발로 결국 쫒겨나듯 퇴장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캐리 람 행정장관은 이날 오전 홍콩 입법회(의회)에서 새 회기를 맞아 시정연설을 하려 했다.

그러나 연단에 오른 그는 연설을 시작하기도 전에 야유와 조롱을 받아야 했다. 민주 성향의 야당 의원들이 그가 시정연설을 하지 못하도록 방해했기 때문이다.

의원들은 연단 주위에서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방법으로 캐리 람 장관이 시정연설을 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또 캐리 장 장관의 사퇴 및 홍콩 정부가 시위대의 5대 요구사항 수용할 것 등의 구호를 외쳤다.

당시 입법회 현장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얼굴 마스크를 쓴 의원도 등장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캐리 람 장관은 야당 의원들의 방해 속에서도 발언을 이어가려고 두 차례 시도했지만, 결국 시정연설을 포기하고 입법회를 빠져나왔다.

AFP통신은 홍콩의 최고 지도자나 행정수반이 시정연설을 하지 못한 것은 1948년 관련 전통이 시작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홍콩 정부는 입법회 연설이 무산되자 이날 낮 12시쯤부터 캐리 람 행정장관의 시정연설 영상을 TV방송과 온라인 등을 통해 방송했다. 영상은 사전에 녹화된 것으로 알려진다.

캐리 람 장관은 50분간 이어진 연설에서 홍콩의 심각한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한 정부 정책 설명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또한 Δ일국양제 원칙 Δ인권 Δ법치주의 등 가치를 강조하면서도 홍콩의 독립은 불가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SCMP는 전했다.

캐리 람 장관은 연설에서 “홍콩은 1997년(반환) 이후 가장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지만, 폭력을 멈추면 우리는 폭풍이 지나간 뒤에 무지개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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