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주니어를 위한 칼럼 따라잡기]10월 태풍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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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제9호 태풍 ‘예니’는 ‘이상한 태풍’으로 불렸다. 대만 해상부터 한반도를 향해 거침없이 직진하더니 10월 1일 전라남도에 닿자마자 갑자기 물러난 것. 이 정도만으로도 사망·실종 57명, 이재민(재해를 입은 사람) 4800여 명이 발생했다. 만약 한반도를 관통했다면 최대 규모의 피해를 입힌 태풍 중 하나가 됐을 거라는 분석도 나왔다.

언젠가부터 가을이 ‘슈퍼 태풍’의 계절이 되고 있다. 여름 태풍을 능가하는 위력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물폭탄’이 특징이다. 예니는 하루 최대 516.4mm를 퍼부어 역대 태풍 중 세 번째로 많은 비를 내렸다. 올해도 가을 태풍이 맹위(사나운 위세)를 떨치고 있다. 3일 소멸된 태풍 ‘미탁(MITAG)’은 동해안 지역에 300mm가 넘는 물폭탄을 퍼부었다. 삼척에 341mm가 내려 마을 곳곳이 토사에 잠기는 등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가을 슈퍼 태풍은 인간이 만들어낸 재난이라는 지적이 많다. 가을 태풍이 강한 것은 북태평양의 수온이 8월 말부터 9월 초 사이에 가장 높아지기 때문. 수온이 높을수록 태풍의 힘이 커지는데,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태풍 에너지가 가장 강한 지점이 10년마다 50∼60km씩 적도에서 북상해 지난 30여 년 동안 약 160km를 올라왔다. 환경 파괴가 대기와 해양 온도를 올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2005년 9월 위르겐 트리틴 독일 환경부 장관은 “도대체 몇 번이나 ‘카트리나’를 맞아야 정신을 차리겠느냐”고 미국을 비난했다. 지구 온난화가 초대형 태풍을 초래한다는 연구가 잇따르는데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미국이 산업 보호를 이유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교토의정서에 참여하지 않는 것을 비판한 것이다. 그 한 달 전 미 뉴올리언스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사망자 1600여 명의 피해를 냈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국이 더 많은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해 비용이 많이 드는 친환경 에너지보다 화석연료를 써야 한다며 파리기후변화협약(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국제사회 협약)에서 탈퇴했다. 중국의 화력발전소 건설은 여전하고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할 태세다. 한반도 주변 바다 수온은 10년 전보다 2도가량 높아졌다고 한다. 뜨거워진 바다는 해수면 상승, 태풍과 해일 등 기상이변의 원인이 된다. 이런 추세로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 제주도 인근에서 태풍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기우(쓸데없는 걱정)가 아닐 것 같아 무섭다.

동아일보 10월 5일자 이진구 논설위원 칼럼 정리


칼럼을 읽고 다음 문제를 풀어 보세요.

1. 다음 중 본문을 읽고 보일 반응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을 고르세요.

① 가을 태풍은 최근 들어 여름 태풍을 능가할 정도의 무서운 위력을 보여주고 있구나.

② 가을 태풍 또한 여름 태풍과 마찬가지로 완전한 자연재해라고 할 수 있겠구나.

③ 지구 온난화가 초대형 태풍을 초래한다는 연구가 잇따르는데 국제사회는 지금이라도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겠어.

2. 문장 ㉠을 읽어보세요. 만약 태풍 에너지가 가장 강한 지점이 1년마다 3km씩 적도에서 북상한다면 27년이 지난 뒤엔 몇 km가 올라올지 수식을 쓰고 답을 구해보세요.

김재성 동아이지에듀 기자 kimjs6@donga.com
#슈퍼 태풍#미탁#가을 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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