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홍콩시위 많이 누그러져”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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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류허 만난 뒤 기자들에 밝혀… “中, 홍콩문제에 대단한 진전 이뤄”
홍콩언론 “시위대 크게 실망”… 시진핑 “中 조각 시도 땐 박살날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 시위가 많이 누그러졌다”고 말하자 홍콩 시위대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백악관에서 미중 무역협상 중국 대표로 워싱턴을 방문한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를 만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홍콩 문제를 논의했다. 나는 중국이 홍콩(문제)에서 대단한 진전을 이뤘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를 지켜봤다”고 주장했다. 이어 “류 부총리에게 ‘몇 달 전 (시위) 초기에 많은 사람들을 봤을 때보다 정말 많이 진정됐다. 지금은 훨씬 적은 수만 보인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홍콩 상황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 나는 이번 (미중 무역) 합의가 홍콩 사람들을 위해 대단한 것이라고 본다. 홍콩에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에 홍콩 시위대가 크게 실망했다고 보도했다.

시위대가 주로 글을 올리는 온라인 사이트에는 “미국의 지지를 얻는 데 힘을 써야 하는지”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글이 올라오면서 논쟁이 벌어졌다.

시위 19주째를 맞은 주말에도 홍콩에선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반중(反中)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온 천옌린 양(15)이 지난달 19일 실종된 지 사흘 만에 한 바닷가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과 8월 말 반중 시위를 벌이다 체포됐던 홍콩중문대(CUHK) 재학생 소니아 응이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한 것 등과 관련해 경찰을 규탄하며 11일 밤 2km 길이의 인간띠 시위를 벌였다. 12일 시위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으로 만든 가면을 쓴 참가자도 목격됐다. 13일 시위대는 홍콩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사자산 정상에 홍콩판 자유의 여신상인 ‘자유민주여신상(민주여신상)’을 설치했다. 이 여신상은 시위 과정에서 경찰이 쏜 빈백건(콩주머니탄 총)에 맞아 한쪽 눈의 시력을 잃은 여성 시위 참가자를 본뜬 것이다.

시 주석은 이날 네팔 방문 중 “중국을 한 지역이라도 조각내려고 시도하는 자는 그 누구든 간에 온몸이 바스러지고 뼈가 뭉개질 것”이라고 강경하게 언급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도널드 트럼프#홍콩 반중시위#시진핑#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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