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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대뜸 사겠다고 한 그린란드…그 뒤엔 미·중간 패권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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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대뜸 사겠다고 한 그린란드…그 뒤엔 미·중간 패권전쟁

뉴스1입력 2019-09-18 10:42수정 2019-09-18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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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령이자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인 그린란드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대뜸 밝히는 바람에 세계적 화제로 부상했다. 농담같은 제안이지만 그 이면에는 지정학적, 경제적 가치가 높아진 그린란드를 둘러싼 미중간의 패권다툼이 숨어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이 전략적 요충지인 그린란드 매입을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867년 앤드루 존슨 대통령이, 1946년에는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그린란드 매입을 제안했다 거절당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밝히자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터무니없다”며 불쾌감을 표시하고 “그린란드는 판매용이 아니며 덴마크 소유도 아니다”고 매각 제안을 일축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프레데릭센 총리가 그린란드 거래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며 9월 2일~3일로 예정됐던 덴마크 방문을 전격 취소해 버렸다. 덴마크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운 외교적 결례가 아닐 수 없다.
그린란드 개념도 - 네이버 갈무리

◇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이자 천연자원 보고 :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그린란드에 라스베이거스 소재 트럼프호텔 건물이 우뚝 서 있는 합성 사진을 게재할 정도로 그린란드 매입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그린란드 면적은 217만km²로 남한의 21배, 미국의 4분의 1에 달한다. 대륙으로 분류되는 호주(774만km²)를 제외하고 지구상에서 가장 큰 섬이다. 그린란드(Greenland)라는 이름과 달리 영토의 80% 이상이 얼음으로 뒤덮인 ‘동토의 땅(iceland)’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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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는 5만6000 명에 불과할 정도로 거주가 쉽지 않지만 천연자원의 보고다. 미국 지질조사국이 추정한 바에 따르면 그린란드에는 전세계 매장량의 각각 13%, 30%에 달하는 원유와 천연가스가 묻혀있다. 금, 납, 아연, 우라늄 등 비철금속도 풍부하고 반도체, 휴대전화 등 첨단제품 제조에 없어서는 안되는 희귀광물로 경제무기로 까지 부상하고 있는 희토류가 풍부하게 매장돼 있다. 자원이 대부분이 엄청난 두께의 빙하밑에서 있어서 채굴이 쉽지않지만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며 개발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 북극항로 전략적 요충지로도 급부상 : 경제적 가치에 더해 그린란드의 지정학적 가치도 급부상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해가 녹으면서 북극 항로가 열렸기 때문이다.

북극항로를 이용해 부산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 화물을 운송할 경우, 말래카해협과 수에즈운하를 거쳐야 하는 기존 항로에 비해 거리로 7000km, 시간으로 10일 정도를 단축할 수 있다.

북극항로를 이용한 전 세계 물동량은 작년에 이미 2000만 톤을 넘어섰으며, 올해 3000만 톤을 돌파할 전망이다. 그린란드는 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북극항로의 핵심에 위치하고 있다.
© 뉴스1

◇ 미중간 패권다툼 무대가 된 그린란드: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도 경제적, 지정학적 가치가 높은 그린란드를 노리고 있다. 중국은 일대일로를 북극 항로까지 연결하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새롭게 가능성이 열린 북극해를 지배하기 위해 그린란드를 자국의 영향권 아래 두는게 필수적이다.

중국 정부는 2018년 1월 ‘북극정책백서’를 발표했다. 요점은 육상·해상 실크로드를 북극 항로와 연결시킨다는 것이다. 즉 북극 실크로드를 개척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구상에 따라 중국정부는 그린란드인에 팽배한 반미감정을 언덕삼아 진출을 시도해 왔다. 2017년 그린란드 자치정부는 대형 제트여객기가 이용할 수 있는 3개의 국제공항을 건설할 자금을 덴마크에 요청했으나 덴마크 정부로부터 거절당했다. 재정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인구 5만6000명 섬에 대형 신공항을 건설하는 것은 타당성이 적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그린란드 자치정부는 중국 국영은행에 신공항 건설 투자를 요청했고, 중국은 중국 건설사가 신공항을 짓는 조건으로 수락했다.

이 계획은 성공하지 못했다. 그린란드에 공군기지를 운용하고 있는 미국이 적극 대응에 나선 때문이다. 지난해 5월 미국 제임스 매티스 당시 미국 국방부 장관이 덴마크 국방부 장관을 만나 그린란드 신공항 건설에 중국기업이 참여하지 못하도록 강력하게 요청했다. 결국 그린란드 신공항은 올 2월 중국 대신 덴마크로부터 자금을 받아 건설하기로 됐다.

일찍이 그린란드의 중요성을 간파했던 미국은 1953년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덴마크와 공동방위협정을 맺고 그린란드 툴레에 공군기지를 설치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 그린란드 반미감정이 변수: 트럼프 대통령의 매입 시도가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그린란드인의 반미감정이 만만치 않다. 미군이 주둔지에 배치한 화학무기가 환경문제를 일으킨 탓이다. 미국은 이를 은폐하다가 2005년이 돼서야 이를 인정했지만 제대로 된 배상을 하지 않았다. 그린란드는 88%가 이누이트 족, 12%가 덴마크인으로 구성돼 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에 외교적 결례를 범하면서까지 그린란드를 돈으로 매입하겠다는 속내를 거침없이 밝히는 바람에 반미감정을 더욱 부추기는 결과가 됐다.

이에 비해 중국에 대한 인상은 나쁘지 않다. 그린란드는 중국의 자금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그린란드는 지금도 국내총생산(GDP)의 70%를 덴마크에 의지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 덴마크에 대해 경제적 자립을 선언할 수 있고, 경제 개발의 종자돈이 생길 것이라고 보고 있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의 안하무인적인 태도가 미국에 대한 호감도를 약화시키고 오히려 중국에 호의적인 분위기를 만들 가능성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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