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존슨 “헐크처럼 브렉시트”에 EU “트럼프도 안 할 유치한 말”

  • 뉴시스
  • 입력 2019년 9월 16일 11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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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가 이 발언에 겁을 먹어야 하나?" 조롱
英장관 "헐크는 인기 많은 승자" 옹호 나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자신을 슈퍼히어로 만화 ‘인크레더블 헐크’에 비교하며 유럽연합(EU) 탈퇴를 강행하겠다고 밝히자 EU 측이 심각한 협상을 앞두고 유치한 비유를 했다고 비난했다.

15일(현지시간) 브렉시트 협상에 참여했던 기 베르호프스타트(전 벨기에 총리) 유럽의회 의원은 존슨 총리를 향해 “심지어 트럼프식 기준으로 봤을 때도 헐크로 비교하는 것은 유치하다”며 “EU가 이 발언에 겁을 먹어야 하나?”라고 되받아쳤다.

베르호프스타트 의원은 이어 “영국 국민은 (존슨 총리의 발언에) 감명을 받았나? 어둠 속에 휘파람을 불고 있는 것이 보리스 존슨인가?”라며 조롱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또 다른 EU 관계자는 존슨 총리의 발언은 “이 모든 것을 농담인 양 만들었다”며 불만을 표했다.

그는 “우리는 매우 심각한 문제를 논의 중이다. 거래의 결과는 매우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며 존슨 총리의 발언은 “실제 삶의 문제가 아닌 영웅적인 이야기로 취급되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존슨 총리의 발언은 16일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 및 미셸 바르니에 수석 대표와의 룩셈부르크 회담을 앞두고 나왔다.

그는 15일 영국 데일리메일의 일요판 인터뷰에서 10월31일 브렉시트 강행 의지를 밝히며 “배너 박사(헐크가 변신하기 전의 캐릭터)는 족쇄에 묶여 있을지 모르지만, 자극을 받으면 이를 부숴버린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아무리 단단히 묶여 있어도 헐크는 늘 탈출한다”며 “그게 바로 영국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화가 날수록 헐크는 강해진다”고 덧붙였다.

EU의 조롱에도 스티브 바클레이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은 “헐크는 승자였고 상당히 인기가 많다”며 존슨 총리의 편을 들고 나섰다.

현재 영국은 데이비드 프로스트 브렉시트 수석보좌관을 앞세워 협상안 마련에 나섰으나 아무런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EU의 한 소식통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사실 사람들은 약간 실망한 기색이다”며 영국 측과의 협상 분위기를 전했다.

“아일랜드 국경 문제와 관련해 매우 큰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는 존슨 총리의 발언과 관련해 그는 “지난 금요일(13일) 협상은 상당히 진전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우리는 예전에 이 정도의 협의가 이뤄졌어야 한다”며 “여전히 갈 길은 멀다”고 반박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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