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성실 납세 노인에 무임승차권을[기고/이명우]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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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우 충북대 명예교수
이명우 충북대 명예교수
필자는 현재 서울에서 고속버스로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지방 거주자로 서울에 사업체를 하나 가지고 있어 수시로 상경해야 하는 만 65세 이상의 소위 고령자다. 당일치기로 서울을 왕복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방문 때마다 마음이 다급해져 서두르게 된다. 서울 터미널에 도착하면 내려서 곧장 지하철로 갈아타곤 하는데 매번 승차권 구입에 애를 먹어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우선 내국인 외국인 할 것 없이 많은 사람으로 북적이는 역사 내 일회용 승차권 발매기 앞에서 한참을 서서 차례를 기다린다. 겨우 내 차례가 오면 신분증과 500원짜리 동전을 순서에 따라 발급기에 넣어야 한다. 어렵사리 지갑에서 신분증을 꺼내 들어 승차권 발급기의 제 위치에 놓으면 “신분증 인식에 실패했습니다”라는 안내음이 나와 진을 빼놓는 경우가 허다하다. 다른 발급기로 옮겨가 재차 시도해 보지만 그래도 여의치 않을 때가 많다.

주변엔 대개 이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 안내자도 없다. 기다리는 사람들의 눈총에 당황한 나머지 짐 보따리를 들고 직원 사무실로 황급히 찾아 들어간다. 대부분 사무실에는 아무도 없다. 한참 기다려야 비로소 직원이 나타나 무슨 일이냐고 묻는다. 이런 경우를 수차례 경험했다.

필자만 이 같은 불편함을 겪은 것은 아닐 테다. 그래서 이런 문제에 대한 대책을 하나 제안해 볼까 한다.

즉, 비록 주소지 혹은 거주지는 서울이 아니더라도 서울에 사업체가 있고, 서울시 당국에 각종 세금을 충실히 납부하고 있는 고령자(만 65세 이상)에게는 본인이 원할 땐 서울의 지하철 무임승차권을 서울 거주 노인들에게 하듯이 발급해서 그들의 불편을 덜어 주는 것이 어떨까 한다. 이것이 서울시와 서울지하철공사의 공통된 공평행정이 아닐까 싶다.

서울에 살고 있는 친구들은 고령자 무임승차권을 발급 받아 불편사항이나 시간 지체 없이 금방 지하철을 쉽게 이용하는데 필자는 이것이 항상 부럽다. 문제 해결책이 조속히 강구되길 바란다.

이명우 충북대 명예교수
#고령자 무임승차권#납세#노인#일회용 승차권 발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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