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서신있다”는데 김정은 잠수함 시찰…북미대화 지지부진?

  • 뉴스1
  • 입력 2019년 7월 23일 15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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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News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News1
북미 비핵화 협상의 재개가 난항을 겪는 가운데 미국은 북한과의 ‘서신 소통’이 있었다고 밝혔다. 반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양을 떠나 신형 잠수함을 시찰하는 결이 다른 행보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22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에 북한과 서신 왕래가 있었다”라며 “매우 긍정적인 왕래였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서신의 명의가 누구인지, 언제 왕래가 있었는지, 내용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북미가 지난해부터 주요 국면에서 정상 간 서신을 교환했다는 점에서 이번 서신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의 소통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의 정상회동 이후 양측이 실무협상 재개를 위해 물밑 접촉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실무적인 차원의 소통이었을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 추동력을 높이기 위해 약간의 ‘과장’을 했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실제 북미는 지난 16일 북한이 외무성을 통해 한미 군사연습 ‘동맹 19-2’의 취소를 사실상 실무협상 개최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운 뒤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 양측에서 대화와 관련한 의미 있는 인사의 발언이 나온 것도 지난 16일 북한 외무성의 담화 이후 일주일 만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날 북미 대화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에 비해 ‘부정적인’ 뉘앙스가 담긴 발언을 내놨다.

폼페이오 장관은 폭스뉴스와 CBS 등과 연이어 가진 인터뷰에서 “나는 북한 측이 (협상장에) 나타날 때 ‘다른 입장’을 취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15일 “창의적일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발언한 것과 같은 맥락의 발언으로 보인다. 이 맥락에서 보면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에서 유추할 수 있는 상황은 두 가지다. 북한이 지난 15일 폼페이오의 발언과 16일 외무성 담화 이후 물밀 접촉에도 나서지 않고 있을 가능성이다.

동시에 미국이 ‘한미 군사연습 취소’를 요구한 북한의 강경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대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 모두 북한을 비난하거나 탓하는 발언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렇다.

반면 북한의 행보는 일면 느긋해 보이기까지 하다. 동시에 기존에 밝힌 무력시위의 가능성을 재차 확인하는듯한 뉘앙스도 풍기며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줄다리기를 세게 하는 모양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21일 함경남도를 찾아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투표에 참여한 데 이어 22일에는 새로 건조 중인 잠수함을 시찰했다. 북한 매체는 잠수함이 동해에서 작전에 투입될 것이라고 밝혀 시찰 지역이 동해 일대임을 시사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강원도 원산에서의 여름휴가를 겸해 해당 지역을 시찰하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행보도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북미 비핵화 협상의 중요 국면에서 최고지도자가 평양을 떠나 있다는 것은 주요 결정과 거리를 두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북한이 대화 재개에 있어 짐짓 여유 있는 태도를 보이려 하는 것일 수도 있다.

동시에 이번 김 위원장의 신형 잠수함 시찰은 지난 11일과 16일 북한이 시사한 군사 행보 재개 가능성과도 연계할 수 있다.

북한은 지난 11일 외무성 미국연구소 정책연구실장의 담화에서는 우리 군의 F-35 스텔스 전투기 도입을 비난하며 “우리 역시 불가불 남조선에 증강되는 살인 장비들을 초토화할 특별 병기 개발과 시험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16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는 한미 군사연습을 비난하며 “미국이 일방적으로 자기의 공약을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우리가 미국과 한 공약에 남아 있어야 할(지켜야 할) 명분도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라고 주장했는데, 이는 미사일 발사 시험과 핵실험 중단을 지킬 명분이 사라지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북한은 김 위원장의 잠수함 시찰 소식을 전하며 사진도 단 세장만 공개하고, 보도문에서도 대미, 대남 등 대외적인 메시지는 표출하지 않았다. ‘군사 행보’로서의 의미를 부각하지 않으려는 태도로 보인다.

북미 대화 재개 시점에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사안은 한미 군사연습의 시점과 내용, 그리고 ‘화웨이 변수’다.

한미 군 당국은 8월 초 개최 예정이며 ‘동맹 19-2’로 알려졌던 하반기 군사연습에 대해 아무것도 확정하지 않고 있다. 북한의 강경 대응을 의식해 연습의 이름과 내용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미가 8월 1~3일 태국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를 계기로 외교 장관 간 고위급 회담을 가진 뒤 한미 군사연습의 시기와 강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한다.

또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의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가 지난 2008년부터 2016년까지 북한의 3G 이동통신망 구축에 비밀리에 관여해 왔다며, 입수한 관련 내부 문서 내용을 현지시간으로 22일 보도했다.

화웨이는 미국에서 생산된 부품을 쓰고 있어 대북 제재 위반이라는 지적이 제기됨과 동시에 화웨이를 ‘국가 안보 위협 기업’으로 지정한 미 행정부의 추가 조치를 예상케 하는 보도다.

이 사안에 대해서는 미중 갈등을 증폭시키는 사안이 될 뿐일 것이라는 전망과, 북한의 연루로 인해 북미 실무협상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동시에 나온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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