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성관계 입막음돈’ 관여정황…논란 재점화?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19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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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금 30분 전 개인변호사와 통화…파장 예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른바 ‘성관계 입막음돈 지급 의혹’에 깊숙이 연루됐다는 정황이 법원공개 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CNN은 18일(현지시간) 미 뉴욕연방법원이 공개한 문서를 인용해 이같은 상황을 자세히 보도했다. 899쪽에 달하는 이 문서에는 미 대선을 앞둔 지난 2016년 10월 트럼프 당시 후보의 성추문 의혹을 무마하려는 측근들의 노력이 연방수사국(FBI) 영장 등을 통해 상세히 기술됐다.

앞서 워싱턴포스트는 2016년 10월7일 트럼프 대통령과 TV쇼 진행자 빌리 부시의 음담패설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선거캠페인 대변인이었던 호프 힉스는 사건 직후 트럼프 대통령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에게 전화를 걸었고, 이후 트럼프 당시 후보가 통화에 합류했다고 한다.

코언은 중간자로서 트럼프 후보 및 힉스, 타블로이드지 아메리칸미디어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페커 및 아메리칸미디어 임원 딜런 하워드 등과 하루 동안 총 10여 차례에 걸쳐 통화를 했다.

FBI는 이들이 일련의 통화를 통해 성추문 국면에서 성인배우 스토미 대니얼스(본명 스테퍼니 클리퍼드)와의 성관계 사실을 무마할 방법을 논의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은 특히 클리퍼드 사건이 음담패설 사건과 연결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분투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하워드가 통화가 마무리될 무렵 코언에게 클리퍼드의 변호인이었던 키스 데이비드슨의 이름을 거론하며 “키스는 할 것이다. 내일 다시 모이자”라는 문자를 보냈다는 내용이 남았다. FBI는 이 문자가 성추문 무마를 위한 ‘거래 성사’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봤다.

이튿날엔 클리퍼드의 변호인인 데이비드슨이 코언에게 “마이클, 만약 우리가 거래를 매듭지으려면 오늘 끝내야 할 것 같아”라고 문자를 보냈다.

코언은 이후 같은 달 26일 은행에 새로운 계좌를 열어 13만1000달러(약 1억5390만원)를 송금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이 클리퍼드 측에 입막음 대가로 지급한 것으로 알려진 액수다.

주목되는 점은 코언이 달러 송금을 한 당일 트럼프 대통령과 최소 두 차례 이상 통화했다는 것이다. 코언은 특히 새 계좌를 열기 불과 30분 전에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나눴다는 정황이 문서에 담겼다. 코언은 동시에 클리퍼드 측 변호사와도 연락을 주고받았다.

이로부터 이틀 뒤인 같은 달 28일엔 코언과 트럼프 후보가 정오 무렵 5분여 가량 통화했다. 클리퍼드 측 변호사인 데이비드슨은 이날 코언에게 서류절차가 거의 마무리됐다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다. 데이비드슨은 그로부터 며칠 뒤 클리퍼드에게 돈을 건넸다는 사실을 코언에게 알렸다.

FBI는 일련의 과정이 있기 전까지는 트럼프 후보와 코언이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접촉했었다고 설명했다. 클리퍼드 측과 거래하던 것으로 추정되는 기간 동안 평소와 달리 트럼프 후보와 코언 간 연락 빈도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관계 입막음돈 논란과 관련해 자신은 아는 게 없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한편 이번 문건 공개는 2018년 4월 코언의 호텔방과 자택, 사무실 압수수색과 관련된 수색영장 및 진술서 등을 공개하라는 현지 언론 요청에 따른 결과다. 미 법원은 전체 문건에 포함된 내용들이 국가적으로 중요한 내용이라고 판단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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