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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배중 기자의 핫코너]상처도 상황도 봉합됐다지만…현실피해 고스란히 떠안은 ‘스무 살’ 강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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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배중 기자의 핫코너]상처도 상황도 봉합됐다지만…현실피해 고스란히 떠안은 ‘스무 살’ 강백호

김배중기자 입력 2019-06-28 15:29수정 2019-06-2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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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 어린 유감의 뜻을 전하고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찜찜하다.

KT 간판타자 강백호(20) 이야기다.

25일 롯데전에서 9회말 수비 도중 사직구장 시설물에 오른손 손바닥 부상을 입고 고통스러워하는 KT 강백호. MBC스포츠플러스 중계화면 캡처


강백호는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9회말 수비 도중 부상으로 교체됐다. 롯데 신본기의 파울 타구를 잡으려 그물망 부분까지 달려가는 과정에서 구장 시설물에 오른손 손바닥이 걸려 약 5cm 정도 찢어졌다.


근육 손상까지 입어 26일 서울 중앙대병원에서 전신마취 후 봉합 수술까지 받아야 했던 큰 부상이다. 상처는 깊었지만 다행히 신경손상을 입지 않아 복귀까지 3~4주가 걸린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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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는 강백호의 오른손 상처도, 사태도 일단 봉합된 듯 하다.

하지만 KT 팬들의 분노는 가시지 않았다. KT의 미래이자 간판이 구장관리 소홀로 인한 아주 ‘황당한’ 부상을 당했기 때문. 한 KT 팬은 “이게 유감이라고 하고 넘어가질 일인가. 반대로 수원구장에서 이대호나 손아섭이 같은 부상을 당했다고 생각해봐라. 이렇게 스리슬쩍 넘어가지지 않을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사과를 주고받은 주체도 사실 단장들, ‘높으신 분들’이다. 피해 당사자인 강백호가 최소한 “상황을 받아들이겠다, 씩씩하게 이겨가겠다”라는 입장발표 없이 단장들 사이에 전광석화처럼 이야기가 오갔다. 마치 선수는 구단의 재산이라는 생각을 가진 듯 하다.

현실적으로 골 아플 일들만 강백호 앞에 고스란히 남았다.

우선 1군 등록기간. 25일 1군에서 말소된 강백호는 26일부터 3일째 엔트리에서 말소 처리된 상태다. 3~4주가 걸린다고 하지만 앞으로 언제 다시 1군으로 복귀할지 알 수 없다. 이강철 감독도 “성급하게 무리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 황당한 부상으로 강백호의 올 시즌 1군 등록기간은 95일(3월 23일~6월 25일)에서 멈췄다. 지나친 우려일 수도 있겠지만 올 시즌 강백호가 145일을 채우지 못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누리는 시기도 자칫 늦어질 수 있다. 앞서 1군 등록일수가 ‘하루’ 부족해 FA 자격 획득까지 ‘일년’이 늦어진 불운했던 김민성(LG)의 사례도 있다.

감각 저하도 우려된다. KBO리그 2년차를 맞은 강백호는 공인구 여파로 장타율은 다소 줄었지만 타율을 0.049(0.290→0.339) 끌어올리며 타격의 정교함은 한층 물올라 있었다. 좌타자라 힘을 써야 할 왼손이 아닌 게 천만다행이라 하지만 왼손을 받쳐 타구방향, 세기 등을 뒷받침해줘야 할 오른손, 미세한 손바닥 근육이 손상을 입으며 사실상 타격 감각 저하도 불가피해졌다. 같은 상황에서 부상 기억을 안고 있을 강백호가 전처럼 전력으로 뛰어가 공을 잡으려 할지도 알 수 없다.

김선웅 프로야구선수협회 사무총장은 “KT의 상징적인 선수기에 합당한 대우를 해준다고 하겠지만 부상으로 인한 결장, 부상 여파로 인한 성적하락 등은 연봉협상 테이블에서 ‘마이너스 요인’들이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제든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백호를 계기로 메이저리그(MLB)의 ‘부상자명단(IL)’같은 선수보호 제도가 생겨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김 총장은 “강백호의 부상은 선수의 잘못이라기보다 명백하게 야구장 관리부실에 의한 부상이고, 관리주체에게 손해배상청구도 가능하다”라며 “1군 말소로 인한 등록일수 불이익을 없애는 부상자명단 제도라도 생긴다면 강백호의 억울함도 조금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따지고 보면 의례적으로 할 수 있는 사과, 당연히 됐었어야 할 시설점검 외에 강백호의 억울함을 풀어줄 만한 눈에 띄는 롯데의 행보는 없다. 강백호의 황당한 부상에 대한 치료비용도 롯데가 아닌 강백호의 선수상해보험으로 KT에서 처리된다고 한다. 한 야구인은 “별 행동 없는 사과는 비난 여론을 줄이기 위한 ‘악어의 눈물’ 아닌가”라며 혀를 끌끌 찬다.

부상 치료비 등 세세한 부분에 대한 팬들의 의문이 생기기 전에 ‘유감’을 표한 롯데가 치료비만큼을 ‘강백호 장학금’(가칭)으로라도 조성해 아마 야구 등 지원이 필요한 곳에 기부해 불의의 부상을 당한 강백호를 위로하겠다는 눈에 보이는 ‘액션’이라도 취했으면 어땠을까. 롯데의 대응도 조금은 아쉽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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