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고래싸움에 새우된’ 싱가포르…올 성장률 ‘10년래 최저’

  • 뉴스1
  • 입력 2019년 6월 26일 16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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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비중 GDP의 200%…“내년쯤 경기침체 빠질수도”
10월 금리인하 할 수도…통화·재정정책으로도 역부족

싱가포르가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의 여파로 경기침체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싱가포르가 부양을 위해 통화완화 정책을 취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현재의 경기 둔화가 외부 요인에 따른 것이라 쉽게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올해 성장률은 10년 만에 가장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싱가포르는 지난해 3.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년 3.7%보다 둔화됐다. 여기에 올해 1분기 성장률도 1.3%를 기록, 지난 2009년 2분기(-1.7%)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미중 간 무역전쟁의 영향으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싱가포르의 경우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보다 타격이 더 심할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의 수출 비중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200%, 2배로 이웃국가인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보다 높다.

이에 따라 지난 2년 동안 싱가포르의 주요 성장 동력이었던 전자제품 수출은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의 침체로 10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5월 전체 수출규모도 대중 수출 규모가 급감하면서 3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반면 건설업과 민간 소비 등 내수는 외국인 노동자 제한과 대규모 장기 건설 사업에 따른 임금 상승 압박으로 증가했지만 성장세를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예상된다.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도 지난 주말 방콩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가속 페달을 밟아 속력을 높여 덜 유리한 외부 환경을 보완할 수는 없다”며 글로벌 무역 분쟁에 따른 여파를 예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 사이에서는 싱가포르 중앙은행이 오는 10월 통화정책회의에서 통화완화 정책을 채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게다가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 달 금리를 인하할 경우 이러한 전망은 더욱 탄력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일각에서는 싱가포르 정부가 재정정책으로서도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나오고 있지만 기업들은 이것만으로 충분치 않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CIMB 은행의 송 셍 운 이코노미스트는 싱가포르달러화의 가치를 떨어뜨린다고해서 수출이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더 완화적인 정책으로도 경기를 되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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