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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BFO 내한콘서트… 오지 않는 이들을 기다리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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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BFO 내한콘서트… 오지 않는 이들을 기다리는 노래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입력 2019-06-26 03:00수정 2019-06-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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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선 참사’ 추모와 위로 전해… 지휘자 피셰르 ‘행동주의 음악가’
24일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이 시작되기에 앞서 지휘자 피셰르 이반(가운데)이 헝가리 유람선 사고 희생자 유족과 한국인들에게 전하는 위로의 말을 낭독하고 있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BFO) 내한공연 첫날인 24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오른 지휘자 피셰르 이반의 손에는 마이크가 들려 있었다.

“우리는 참담한 사고가 일어난 부다페스트에서 왔습니다. 헝가리 국민과 부다페스트 시민들, 단원들과 저는 유족들께 위로를 전하고자 합니다. 애도의 노래를 하겠습니다. 오지 않는 이를 기다리는 노래입니다.”

그는 손을 저어 지휘하기 시작했다. 청중이 멈칫, 했다. 현악 연주자들의 조주(助奏) 위에 단원들이 한국어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일출봉에 해 뜨거든 날 불러주오. …기다려도 님 오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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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일남 곡, 김민부 시의 가곡 ‘기다리는 마음’이었다. 청중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피셰르는 ‘기다리는 마음’이 끝나더라도 박수를 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그 대신 곡이 끝난 후 1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정적을 이어가며 희생자를 애도했다.

피셰르는 노래를 강조하는 지휘자로 알려져 있다. BFO는 내한 무대를 비롯한 여러 콘서트에서 앙코르로 노래를 불러 왔다. 2016년 내한 공연에서는 드보르자크 교향곡 8번 일부 연주를 목소리로 대신하기도 했다. 피셰르는 행동주의자로도 이름이 높다. 1989년 그와 BFO가 헝가리에 몰려온 동독 난민들을 위해 열었던 깜짝 콘서트는 국경 탈출로 이어지며 철의 장벽 붕괴의 단초가 되었다.

아데르 야노시 헝가리 대통령도 이날 공연 프로그램북에 추모 글을 기고했다. 조성진 협연의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4번에 이어 교향곡 7번을 연주한 공연은 현악을 중심으로 한 일치감과 리듬의 자유가 어우러진 명연이었다. 한 관객은 “추모의 분위기로 시작했지만 뒤에는 기쁨의 폭탄이 터진 것 같았다”고 말했다. 피셰르와 BFO는 25일 서울 예술의전당에 이어 26일 부산문화회관, 27일 대구콘서트하우스, 28일 대전예술의전당에서 조성진 협연으로 공연한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헝가리 유람선 사고#bfo 내한공연#피셰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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