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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고기밥’ ‘물고기 떡국’…北음식 즐기며 북한 알아가는 청년들[한반도를 공부하는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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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고기밥’ ‘물고기 떡국’…北음식 즐기며 북한 알아가는 청년들[한반도를 공부하는 청년들]

양소희 우아한 사무국 인턴기자입력 2019-05-30 14:09수정 2019-05-30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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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테이블 인조고기밥 두개에 미제단물 한 개요!”

23일 저녁 서울 성북구 고려대 사범대 본관 앞에서 열린 한 주점 행사. 손님들은 낯선 이름의 음식을 주문했다. ‘물고기 떡국’ ‘대홍단 감자’ ‘체육음료’ 등 메뉴판을 봐도 무슨 음식인지 감이 오지 않는 손님들은 주점에서 서빙하는 학생들을 붙잡고 물어보며 주문했다.

익숙하지 않은 음식들로 가득 찬 이 주점은 고려대 북한인권동아리 리베르타스가 개최한 북한음식 주점 ‘북녘료리’. 적지 않은 테이블을 준비했지만 손님들은 자리가 날 때까지 20~30분을 기다려야 했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북녘료리’ 주점 행사의 메뉴판. 음식 메뉴는 모두 북한에서 사용하는 음식 이름이다. 리베르타스 제공.

주점을 찾은 박성현 씨(동국대 경찰행정학과)는 “모두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었는데 입맛에 잘 맞아 추가로 음식을 더 주문할 정도여서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며 “북한 음식을 안주로 술 한 잔 하는 특별한 추억을 만든 것 같고, 음식을 매개로 북한과 조금 더 가까워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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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주점의 거의 모든 테이블에서 주문할 정도로 가장 인기를 끈 메뉴는 ‘인조고기밥’이었다. 이 메뉴는 인조고기(콩깻묵을 얇게 밀어 건조시켜 만든 것)에 밥을 넣고 매운 김치소스를 바른 것으로 북한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양강도 동북부 대홍단군에서 난 감자를 뜻하는 ‘대홍단 감자’도 인기가 좋았는데, 지난해 북한 어린이가 ‘대홍단 감자’라는 노래를 부른 영상이 크게 유행한 때문이다. 북조선 순대와 두부밥, 물고기 떡국(어묵탕), 미제단물(콜라)도 손님들이 많이 찾는 메뉴였다.

23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사범대 본관 앞에서 리베르타스 주최로 열린 ‘북녘료리’ 주점 행사를 찾은 손님들이 자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

주점을 찾은 손님 김다미 씨(숙명여대 역사문화학과)는 “북한을 공부하는 것은 딱딱하게만 느껴질 수 있는데, 음식을 통해 북한을 알아가는 색다른 즐거움이 있었다”며 “많은 학생들에게 북한에 대해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점 행사를 기획한 리베르타스의 박진성 씨(고려대 중어중문학과)는 한국에서도 북한 요리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데서 북한음식 주점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박 씨는 “지난 판문점회담 이후 회담 성과와 함께 크게 주목을 받았던 것이 바로 평양냉면이었고, 북한 어린이가 부른 대홍단 감자 노래가 유행하는 등 한국에서도 북한 요리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면서 “체육음료(스포츠이온음료), 물고기떡국 등 이름을 보고 흥미를 가진 학생들이 주문하고 먹으며 웃는 모습을 보니 보람찼다”고 말했다.

리베르타스 회장 황세영 씨(고려대 정치외교학과·왼쪽)와 행사를 기획한 박진성 씨(고려대 중어중문학과).

리베르타스는 록두지짐(녹두지짐) 등 간단히 만들 수 있는 요리는 직접 만들었고,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음식들은 인천의 북한 요리 전문점에서 조달하는 방식으로 준비했다. 덕분에 인조고기밥, 두부밥, 찹쌀순대, 대홍단감자, 록두지짐, 물고기떡국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일 수 있었다. 이날 주점의 수익금은 국제 대북 인권단체인 링크(LiNK)와 북한이탈주민 대상 대안학교인 금강학교 등에 기부할 예정이다. 리베르타스의 차기 부회장으로 내정된 박 씨는 “리베르타스의 선배들이 해왔던 좋은 활동을 계속 이어가고 남한 사람들에게 북한 인권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리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리베르타스는 여름방학이 되면 ‘나탈리’(나와 탈북학생이 함께하는 리베르타스)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나탈리는 북한이탈주민 학생을 대상으로 대입 준비를 도와주는 멘토링 프로그램으로 자기소개서 작성과 면접 준비 등을 고려대 학생과 입시 전문가 등이 도와주는 봉사 활동이다.

양소희 우아한 사무국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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