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컨설팅]환차익만 노린 투자는 변수 많아 위험… 기축통화 확보, 자산관리 관점 접근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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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투자 어떻게


조영오 신한PWM태평로센터 PB팀장
조영오 신한PWM태평로센터 PB팀장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 시장에선 특별한 이슈가 발생하지 않는 한 1200원 선도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러다 보니 지금이라도 달러 자산을 확보해 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문의가 많다. 유학생 자녀를 둔 고객이나 결제 수요가 있는 수입 업체 외에도 일반 개인 고객이 자산 관리 차원에서 안전자산인 달러 보유를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올해 초에 달러당 1110원대를 기록하던 원-달러 환율이 1140원대 저지선을 뚫고 1170원대도 뚫고 올라가자 기존에 달러를 보유하고 있던 고객과 기업의 환차익을 노린 환매 수요가 상당히 많았다. 그런데 환율이 1190원대까지 육박하게 되니 이제라도 오히려 달러를 매입하겠다는 수요도 강해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매수와 매도가 혼재돼 시장이 다소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1997년 겨울 환란을 입에 올리는 고객들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보통 금융사들이 고객에게 금융상품을 제안할 때 금리, 시황, 환율 이 세 가지 변수를 어떻게 조합할지 고민하면서 제안서를 구성한다. 예를 들어, 심한 조정장에서는 시황과 환율의 영향을 덜 받는 금리 조건을 가장 기본으로 하는 상품을 우선 살펴보게 된다. 이 세 가지 요소 중 환율 전망에 대한 적중률은 가장 낮다. 왜냐하면 환율은 기본적으로 상대 가치인 데다가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심지어 사후적으로 환율 변동 이유에 관해 설명하더라도 명확히 분석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하면 환율을 투자의 대상으로 보고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환차익을 노리고 투자를 하려는 투자자들을 말리고 싶다. 환차익보다는 달러라는 안전자산을 추가로 확보해서 이 기축통화를 어떻게 잘 운용할지 고민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초점을 환차익에 두기보다는 기축통화를 내 자산 포트폴리오에 일정 부분 확보하고 이를 성공적으로 운용하는 방향으로 지향점을 다시 잡자는 것이다.

많은 자산가들이 안전자산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본인의 금융자산 중 10∼20%는 기축통화(주로 달러나 엔화) 또는 금으로 보유하고 있다. 사실 과거에도 자산가들이 달러 자산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은 꾸준히 있었지만, 달러 예금 외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달러로 투자할 수 있는 ‘중위험 중수익’의 투자상품도 많이 출시되고 있다. 게다가 달러로 투자할 경우,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환 헤지 비용만큼을 고객에게 수익으로 돌려줄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원화로 운용할 때와 비슷한 조건인데도 불구하고 제시 수익률이 1%포인트 정도 더 높은 경우도 많다.

지난해 가을부터 우리는 시장의 민감한 변화를 느끼고 있다. 미중 무역 분쟁 장기화와 그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한국 경제 위기설 등으로 우리나라 시장은 갈수록 출렁거리고 있다.

과거로 돌아가서 선택을 다시 하고 싶은 후회가 남지 않으려면 지금과 같은 변동성의 시기에는 전체적인 숲을 보며 맥을 잘 짚어야 한다. 그래야 견딜 맷집도 생기고 나아가 지금 상황을 타개할 지혜도 얻게 된다.

지금 환차익을 노리는 투자보다는 기축통화인 달러를 확보해 새로운 자산관리를 시작하는 기회로 활용하길 바란다. 물론 무조건 분할 매수를 해야지 한꺼번에 매수하진 말아야 한다.

조영오 신한PWM태평로센터 PB팀장
#재테크#달러 투자#원달러 환율#기축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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