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패라지의 극우포퓰리즘 정당 돌풍… 英정치 ‘브렉시트 혼돈’
더보기

패라지의 극우포퓰리즘 정당 돌풍… 英정치 ‘브렉시트 혼돈’

파리=동정민 특파원 입력 2019-05-22 03:00수정 2019-05-22 05:33
뉴스듣기프린트
트랜드뉴스 보기
유럽의회 선거 지지율 33%로 1위
反이민-보호무역 강조 ‘英의 트럼프’… 강경 극우노선 ‘브렉시트黨’ 만들어
정식 당원 없고 공약도 안 내놔
여론조사 “英-EU 정치 고장” 60%… “기존 정당체제 몰락 신호탄” 해석도
‘의회 민주주의의 본산’ 영국에서 공약도, 당원도 없는 노골적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정당 브렉시트당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여론조사회사 유고브의 20일 발표에 따르면 브렉시트당은 33.4%의 지지율로 23∼26일 유럽의회 선거를 앞둔 현재 독보적인 지지율 1위다. 100년간 양당 체제를 구축하며 영국 정계를 양분했던 제1야당 노동당(16.1%)과 집권 보수당(8.3%)의 초라한 성적표와 대비된다.

돌풍의 중심에 나이절 패라지 브렉시트당 대표(55·사진)가 있다. 그는 지난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유세 중 결코 ‘매니페스토(공약)’란 말을 쓰지 않겠다. 공약은 거짓말과 동의어”라고 주장했다. 패라지 대표는 반(反)이민 및 보호무역 주창, 막말 등으로 ‘영국의 트럼프’로 불린다. 초강경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찬성론자로도 유명하다. 1964년 켄트에서 태어난 그는 원자재 중개인으로 일하다가 보수당에 입당했다. 보수당이 1992년 유럽공동체 연합에 가입하자 불만을 품고 이듬해 반EU를 기치로 한 영국독립당(UKIP)으로 옮겼다.

하원의원 선거에 7번 출마해 7번 낙선했지만 영국의 모든 문제를 이민자 탓으로 돌리는 거친 언행으로 블루칼라의 표심을 파고들었다. 2016년 7월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는 그를 중앙정계 주역으로 만들었다.

패라지는 지난해 11월 지인이자 영국독립당 동료인 리처드 타이스, 캐서린 블레이클록과 함께 영국독립당보다 더 강경한 극우 노선을 주창하는 브렉시트당을 만들었다. 유럽의회 선거를 석 달 앞둔 올해 2월 정당 등록을 마치고 한 달 후 그가 대표로 취임했다.

주요기사

브렉시트당은 일종의 정당 ‘스타트업’이다. 설립자 셋을 제외하면 정식 당원이 1명도 없다. 패라지 측은 ‘당원 의견 수렴 등 당내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한 기성 정당보다 실행력이 빠르다’며 일부러 이런 구조를 채택했다고 주장한다. 최근 “25파운드를 내고 자신의 이름과 연락처 등을 알려주는 브렉시트당 지지자가 10만 명이 넘었다”고도 밝혔다.

브렉시트당의 선전이 ‘브렉시트 대혼란이 낳은 일종의 기형아’인지, ‘낡고 비효율적인 기존 정당 체제 몰락의 신호탄’인지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유고브 조사에서 응답자의 60%는 “영국과 EU의 정치 체계가 고장 났다”고 했다.

패라지 대표 외에도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동맹당 대표, 헤이르트 빌더르스 네덜란드 자유당 대표 등 유럽 극우 정당들은 대부분 대표 1인의 개인기에 의존하고 있다. 기성 정당보다 빨리 여론을 반영할 수 있어 포퓰리즘에 유리하다. 패라지는 언론 인터뷰에서 수차례 궁극적으로는 “이탈리아 오성운동처럼 지지자들이 온라인 투표로 정책과 정강을 결정하는 정당을 꿈꾼다”고 했다. 그에 대한 반감도 상당하다. 패라지는 20일 중부 뉴캐슬에서 길을 걷다가 밀크셰이크를 뒤집어써 양복 상의가 흰색 범벅이 됐다. 밀크셰이크 투척의 유래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과거 호주에서 극우 정치인들을 향해 계란을 투척하던 ‘에깅(egging)’이 영국으로 건너와 밀크셰이크로 바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패라지#극우포퓰리즘#브렉시트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주요뉴스

1/3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