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성 “세월호 당일 朴한테 수시 보고했다” 진술 번복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14일 15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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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보고 외 팩스 등 6~8회 정도 보고"
"언론보도 보고 먼저 증인하겠다 연락"
"당시 靑행정관 명확한 기억 도움받아"

박근혜 정부 시절 ‘문고리 3인방’으로 불렸던 정호성(50)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14일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재판에서 ‘참사 당일 박 전 대통령에게 그동안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보고가 이뤄졌다’고 법정 진술했다. 김 전 실장은 세월호 참사 당일 보고를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 전 비서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권희) 심리로 이날 열린 김 전 실장의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 속행공판 증인으로 출석해 “대면보고 외에 서면으로 올라온 보고서와 팩스 등을 합쳐보면 정확하지는 않지만 6~8회 정도 보고서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올린 것으로 기억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정 전 비서관은 참사 당일 오후와 저녁 각 한 차례 취합한 보고서를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더 많은 보고를 했다고 밝힌 것이다.

정 전 비서관은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오전에 한 두번 (박 전 대통령에게) 팩스를 넣은 것 같다”며 “언론은 전원구조라고 나왔지만 정무수석실 보고는 몇 명 구조, 몇 명 추가 구조라는 식의 보고서였던 걸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관저에 올라갈 때 최종적으로 몇명을 구조했다는 보고서를 대통령 책상 탁자 옆에 올려놓은 것 같다”며 “점심을 먹고 나서 안봉근 전 비서관에게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관저에서 대통령에게 보고를 드렸다”고 회상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다녀온 이후에는 추가 상황이 궁금하실테니 팩스로 (보고를) 여러 번 넣었고, 마지막으로 보고를 넣은 이후에도 보고서를 종합적으로 보냈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정 전 비서관은 ‘검찰 조사 당시에는 말하지 않았던 사실을 이제 말하냐’는 변호인 질문에 “기억이 가물했는데 (당시 같이 근무한) 행정관들이 명확하게 기억을 하고 있어서 그 이야기를 듣고 조금 더 기억을 되살릴 수 있었다”고 답변했다.

정 전 비서관은 이날 자발적으로 이 사건 증인으로 나섰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난번에 우연히 김 전 실장이 제대로 보고를 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추궁을 받고 있다는 언론보도를 봤다”며 “제가 청와대 업무보고를 담당했기 때문에 자세히 설명을 드리면 판단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연락해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대통령을 향한 세월호 부실 대응 비판 여론을 무마시키기 위해 공문서를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비서실에서는 정 전 비서관에게 이메일로 상황보고서를 11차례 발송했고, 정 전 비서관은 이날 오후와 저녁 각각 한 차례 보고서를 취합해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김기춘·김장수 전 실장은 2014년 7월 국회 서면질의답변서 등에 ‘비서실에서 실시간으로 시시각각 20~30분 간격으로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박 전 대통령은 사고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는 허위 내용으로 공문서 3건을 작성해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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