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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北의 어깃장과 난장질에 한마디도 못하는 文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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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北의 어깃장과 난장질에 한마디도 못하는 文정부

동아일보입력 2019-03-26 00:00수정 2019-03-26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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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어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북측 인력 일부를 복귀시켰다. 22일 ‘상부의 지시’라며 일방적으로 철수한 지 사흘 만이다. 북측은 철수와 복귀 이유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은 채 “북남 공동선언 지향에 맞게 사업을 잘 해나가야 한다는 뜻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고 한다. 마치 스위치를 껐다 켰다 하듯 제멋대로 남북관계를 농단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그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는 형국이다.

북한이 어제 복귀시킨 인원은 4, 5명으로 평소 인원의 절반 수준이다. 미국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처음으로 추가 제재를 단행하자 그 반발로 연락사무소 인력을 철수시켰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추가 제재 중단을 지시하자 다시 일부 인력을 복귀시켜 기류를 살펴보겠다는 뻔한 속셈이다. 미국과의 관계가 틀어지면 애꿎은 남측에 분풀이를 하는 북한의 행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젠 남북관계를 한낱 소모품 정도로 여기는 듯하다.

북한은 어제도 선전매체들을 동원해 우리 정부의 ‘대북제재 틀 내 남북협력’ 입장에 대해 “초보적 자존심마저 결여된 수치스러운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전날엔 “남조선 당국이 미국의 제재 압박 책동에 추종하며 꼭두각시 노릇을 하고 있다”고까지 했다. 그러면서도 정작 미국에 대한 직접적 비난은 자제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런 북한의 태도는 남측을 향해 대북제재 탓하지 말고 금강산관광·개성공단 재개 같은 남북 협력사업을 가속화하라고 압박하는 것이다. 대북제재는 북한의 불법 행위에 국제사회가 내린 징벌인데, 그런 제재를 위반해 북한을 지원하는 공범(共犯)이 되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북한에 한마디도 못 한 채 관계가 악화될까 봐 달랠 방안만 궁리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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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우리 정부의 대응은 북한의 일방 철수에는 “유감스럽다”, 일부 복귀에는 “환영한다”고 밝힌 게 전부다. 개성 연락사무소는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에 따라 구성과 운영에 대한 합의서에 서명하고 문을 연 공식 기구다. 명백한 남북 합의 위반이지만 정부는 따지지도 못하고 있다. 인내와 아량에도 정도가 있다. 이런 정부가 우리 국민 눈에 어찌 보이겠는가.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개성 철수#대북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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