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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상점 톡톡]“주인님, 이제 주문은 제가 받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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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상점 톡톡]“주인님, 이제 주문은 제가 받을게요”

신무경 기자 , 정혜리 인턴기자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4학년입력 2019-02-08 03:00수정 2019-02-08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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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서장원 기자 yankeey@donga.com

《“불고기버거 하나 주세요.” 이제 이런 말 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패스트푸드점에서 매끈한 화면에 다양한 버튼을 가진 주문 자동화기기 ‘키오스크’가 사람 대신 주문을 받습니다. 최저임금 인상, 주52시간 근무제 실시 등의 영향이라고 합니다. 편리하다는 반응도 있지만 ‘기계 주문’이 불편하다는 이들도 있습니다. 키오스크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았습니다.》
 

“기계가 더 편해요”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직원에게 선 채로 주문하면 메뉴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해요. 나중에야 말 못한 메뉴를 떠올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니까요. 반면 키오스크에서는 메뉴를 한눈에 볼 수 있고, 터치해서 더 자세한 내용을 들여다볼 수 있어요. 제대로 주문할 시간이 주어지는 셈이죠.” ―구도희 씨(20대·대학생)

“패스트푸드점이나 빨래방에서 키오스크를 이용해요. 기계를 이용하는 것이 심적으로 더 편해요. 사람을 대면하는 게 어려울 때가 있거든요. 사람을 대신하는 기계가 보편적으로 쓰이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요.” ―황모 씨(20대·대학생)

“영화관 무인 발권기는 무척 편해요. 순번 대기표를 뽑을 필요도 없이 몇 번의 화면 터치만으로 예매가 되니까요. 물론 사람이 많을 때엔 기계 앞에서도 줄을 서야 하지만…. 요즘은 영화관마다 기계를 여러 대씩 두고 있어 사람이 서 있는 매표소보다는 확실히 빠르고 편리하답니다.” ―아마르 자야 씨(20대·몽골 출신 대학생)

“무인화 기기는 10여 년 전 버스, 지하철 등의 ‘티켓 발권기기’로 주로 이용됐습니다. 그러다가 2014년부터 외식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보급되면서 ‘키오스크’라는 말이 보통명사화하기 시작했죠. 최근에는 ‘스터디카페’에서도 키오스크를 이용하죠. 앞으로는 새로운 업종에서 키오스크를 사용하기 시작할 것이고 이 같은 흐름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순상 씨(키오스크 유통업체 이레SEM 무인유통기기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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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보다 싸요”

“키오스크를 들인 지 석 달째인데요. 가장 큰 장점은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초기 도입 비용이 들어도 오래 쓸 수 있으니…. 업데이트 등 유지 보수가 필요하지만 아르바이트생을 새로 뽑아 훈련시키는 과정을 안 해도 되니 편하기도 해요. 저희 매장에서는 세 대를 쓰는데 장사가 잘되면 더 들여올 생각이에요. ―한모 씨(40·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점 점장)

“혼자 장사하는 자영업자들은 바쁜 시간대가 되면 주문과 제품 준비를 하기에 벅차요. 키오스크가 있으면 사람 한 명을 대신해주니 매장 회전율을 높이는 데 아주 유용합니다. 메뉴 준비에 더 집중해 양질의 음식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요.” ―김모 씨(30대·디저트카페 점주)

“2014년부터 점포에 키오스크를 배치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총 1350개 점포 중 826곳(62%)이 이용 중입니다. 바쁜 시간대에 주문을 나눠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직원들을 감정노동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게 해준다는 점도 긍정적입니다.”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점 업계 관계자

“키오스크 제작 수요가 2018년 4분기(10∼12월)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일반 음식점의 수요가 70% 정도로 가장 높고, 카페가 20%, 병원과 기관 등이 나머지입니다. 아무래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여파와 주 52시간 제도 시행 때문인 듯합니다. 비용 부담을 느낀 식당 주인들이 혼자 장사하기 시작했고, 주문과 음식 제조를 동시에 하기 어려워 키오스크를 찾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키오스크 제조업체 페이셀프 관계자

“키오스크가 활성화되는 근간은 기술 발전이지만 나라마다 세부 이유들이 다릅니다. 이를테면 한국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 증가를 꼽을 수 있죠. 1인 가구, 언택트(비대면) 마케팅, 신기술을 체험하려는 경험적 소비자 증가와 함께 가속화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리서치회사 마켓앤드마켓은 전 세계 키오스크 시장이 2016년 203억7000만 달러(약 22조8144억 원)에서 2023년 305억3000만 달러(34조1936억 원)로 증가할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김윤경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실장


노인들은 당황스럽다

“오후 4시면 친구들과 패스트푸드점에서 만나요. 처음 한두 달은 키오스크 앞에서 꼼짝 못하고 직원에게 묻고 배워야만 했죠. 이제 커피 주문은 선수랍니다. 하지만 지금도 모르는 건 아예 눌러보지도 않아요. 은행이나 영화관에 있는 건 또 잘 못 쓰고요. 노인들이 이런 기계 때문에 소외감을 느끼는 것은 사실입니다.” ―허모 씨(70대)

“저희 가게에는 연세 드신 분들이 많이 오시는데요. 키오스크 쓰는 것을 무척 어려워하세요. 통상 제가 대신 카드나 현금을 받아 결제를 해드리죠. 다른 아르바이트생이 함께 일할 때는 한 명이 기계 사용법 안내를 전담하기도 하고요.” ―이모 씨(22·프랜차이즈 카페 아르바이트생)

“지난해 11월 알바생 138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6.3%가 ‘키오스크 이용이 늘면 일자리는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키오스크가 확대되면 내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까 봐 걱정되느냐는 질문에 5명 중 3명이 걱정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 관계자

“티켓 판매기가 있으니 비수기에는 매표소 대신 매점, 상영관에만 사람이 배치돼요. 곧 매점에도 기계를 설치할 테니 일자리가 줄어들까 걱정이죠. 티켓 판매기가 애물단지 같을 때도 많아요. 왜 꼭 바쁠 때만 고장이 나는지…. 바쁜 시간에 티켓 판매기 문제로 항의가 들어오면 난처하죠.” ―박모 씨(22·영화관 아르바이트생)


장애인들은 불편

“기계가 낯선 노인 세대에는 무인 시스템이 불편을 초래할 수 있어요. 사람이 있는 점포 수가 줄어들면서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죠. 노년층이 키오스크에 적응할 수 있도록 배려와 안내, 학습이 필요합니다. 결제요원 한 명 정도를 고정적으로 두는 등 아날로그 방식을 공존시키는 것도 방법입니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키오스크는 공항, 지하철역, 영화관 등 광범위하고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장애인들은 키오스크 이용이 어렵습니다. 휠체어를 이용하면 무인 단말기 키패드가 손에 닿지 않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이어폰 단자나 전용 키패드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장애인에게는 기술 발전이 일상생활의 소외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죠.” ―이용석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정책실장

“기술이 대체하는 일이 많아짐에 따라 한국을 포함해 개발도상국, 선진국을 막론하고 일자리 감소에 대한 우려가 큽니다. 다만 기술 진보로 인해 일자리(고용)가 감소한 증거를 발견하기는 어렵습니다. 일자리 감소는 오히려 기술이 아니라 변화에 대한 적응 실패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업은 새로운 생산방식을 종업원들에게 훈련시키고, 정부는 새로운 환경에 맞춰 경쟁, 노동 관련 제도를 개선해야 합니다.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고 변화에 적극적으로 적응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허재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신무경 기자 yes@donga.com·정혜리 인턴기자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4학년
#키오스크#무인 기계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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