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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김소영]경기부양책, 좀 더 신중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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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김소영]경기부양책, 좀 더 신중하게 하라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입력 2018-11-24 03:00수정 2018-11-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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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빠져든다는 불안감 몰려와 정부 내년 대규모 재정 확장 계획
부양책만으로 성장률 저하 해소 어려워
오히려 잠재성장률 올리는 게 더 중요
장기 성장 여력 제고에 더 노력해야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6개월 전 전망치인 3.0%에서 2.8%로 낮췄다. 최근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경제성장률 전망을 2.7%로 낮췄고, 2.5%를 전망한 기관도 있다. 내년 경제성장률에 대한 전망은 대부분 2.6% 이하로 더욱 암울하다.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고 있고 향후 추가적인 하락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경제가 불황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는 불안감이 몰려온다.

경제성장률 하락의 이유는 여러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다. 먼저 세계 경제 여건의 악화에 따른 글로벌 경제의 성장 둔화를 들 수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을 중심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급격히 축소되는 가운데 신흥국에서 자본 유출에 따른 경제 불안이 진행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한 치 앞을 예상하기 어렵게 진행되면서 세계 경제의 성장 둔화에 일조하고 있다.

무역 및 금융 개방도가 높은 한국은 이러한 악재들에 크게 노출돼 있다. 국내적으로 산업구조 변화, 경제 정책 문제, 노동시장 문제 등도 경제성장률 하락에 영향을 주었을 수 있다. 장기적인 경제성장 여력의 감소, 즉 잠재성장률의 감소 추세도 경제성장률 하락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경제성장률이 하락하는 현 상황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거시경제 정책을 이용한 경기 부양이다. 즉 재정지출 증가와 조세 감면 등의 재정 확장 정책과 금리 인하, 유동성 공급 등의 통화 확장 정책이다. 실제로 내년 정부예산안을 보면 올해보다 9.7% 증가한 대규모의 재정 확장 정책을 계획하고 있다. 또 최근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여부에 관한 논의를 보면 경제성장률 하락이 금리 인상을 부담스럽게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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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불황일 때 거시경제 정책을 이용하여 경기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대대적인 확장 정책을 당장 시행해야 하는지, 추가적인 확장 정책을 당장 시행해야 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이러한 거시경제 정책은 현재 경제성장률이 경제의 장기 균형 상태(잠재성장률) 이하일 경우 유용한데 현재 상황이 그러한지 명확하지 않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이 현재 몇몇 기관에서 계산한 잠재성장률 추정치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크게 낮은 상태는 아니다.

또 잠재성장률을 실시간으로 정확히 계산하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어서 현재 실제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특히 잠재성장률이 일정한 상태가 아니라 하락하는 추세에 있는 경우 정확한 잠재성장률 추정은 더욱 어렵다. 이미 저금리 정책이 몇 년 동안 지속되었기 때문에 현재 경제는 이미 부양된 상태일 수도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경기부양책은 단기적으로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를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재정 확장 정책은 장기적으로 투자를 구축할 뿐 아니라 정부 부채를 축적시켜 장기적인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지속적인 통화 확장 정책은 장기적으로 가계 부채를 증가시키고 집값 버블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고, 인플레이션율을 상승시킬 수 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경제성장률 하락을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경제의 성장 여력을 끌어올려 잠재성장률을 올리는 것은 훨씬 더 중요하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예측한 여러 보고서가 향후 10∼20년 후에는 1%대의 잠재성장률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경기부양책은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경기 부양으로 성장률 저하의 원인일 수 있는 산업구조, 노동시장, 경제 정책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과도한 경기 부양은 경제의 장기 성장 여력을 감소시킬 뿐 아니라, 현재의 잠재성장률에 대한 착시현상을 일으켜 잠재성장률 하락 추세를 간과하게 만들 가능성도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현재의 잠재성장률 수준과 경기 판단이 더 명확해질 것이므로, 경기부양책은 좀 더 신중하게 진행하면서, 장기 경제성장 여력 제고에 더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할 것이다. 당장 보이는 것은 불안하고 마음은 급하지만, 그럴수록 보다 근본적인 것, 장기적인 것에 눈을 돌려야 할 때이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imf#경제성장률#거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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