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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만㎡ 産學단지, 서부대개발 ‘성장 엔진’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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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만㎡ 産學단지, 서부대개발 ‘성장 엔진’ 육성

구자룡 기자 입력 2018-08-04 03:00수정 2018-08-04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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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 살린 도시, 현장을 가다] 첨단 기술 메카로 변신하는 中 시안
중국 시안 서남쪽 외곽에 건설되고 있는 커지촹신강 현장에 ‘시안자오퉁대 촹신강의 항해를 시작한다’는 문구가 새겨진 소형 모형 배 한 척이 설치되어 있다. 배 이름은 ‘산젠호’. 시안뿐 아니라 산시성 전체를 이끌겠다는 포부를 담았다고 커지촹신강 관계자는 설명했다. 시안=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진시황의 병마용으로 널리 알려진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이 첨단 기술의 메카로 변신하고 있다. 그 핵심에는 시안자오퉁(交通)대 등 대학과 중앙 및 지방 정부, 기업들의 상생 협력이 있다.

○ ‘첨단 산학단지’, 시안을 넘어 실크로드 성장 동력이 목표

지난달 12일 시안 중심에서 서남쪽 외곽으로 1시간가량 차를 타고 나가자 거대한 규모의 산학연구단지 건설 공사장이 나타났다. ‘시안 커지촹신강(科技創新港)’이다. 시안자오퉁대와 시안시정부가 합작으로 건설 중인 커지촹신강은 ‘대학을 키워 지역 발전의 동력으로 삼고 대학은 지역을 토대로 성장한다’는 취지에 따라 추진되고 있는 산학협력 프로젝트다.

성 교육청 청사에서 만난 류젠린(劉建林) 교육청 부청장은 “대학의 생명력은 지역과의 협력에 있다”며 “한국에서 대학과 지역 사회의 상생 모델을 찾는 것이라면 시안도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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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촹신강에는 2020년까지 3조9600억 원가량이 투자돼 교육 연구 인큐베이팅 복합지원 등 4개 분야의 각종 시설이 333만 m²의 부지에 들어선다. 학생들은 석사 1만2000명, 박사 6000명 외에 유학생도 2000명가량을 받아들일 예정이다. 공학 의학 자연과학 사회과학 등 연구소는 23개가 들어설 계획이다. 교육과 연구, 산학 협력, 벤처 창업 등이 한 공간에서 종합적으로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2014년 이곳이 커지촹신강 터로 선정돼 건설의 첫발을 디딘 후 주변 지역에 작은 규모의 하이테크산업구들이 속속 들어섰다. 시안시 서남부가 커지촹신강을 중심으로 거대한 과학기술 클러스터로 변하고 있다. 커지촹신강이 완공될 때쯤 시내 중심에서 약 32km 떨어진 이곳까지 전철 5호선도 연장 건설될 예정이다.

칸웨이둥((감,함)衛東) 커지촹신강 부총경리는 “커지촹신강은 사회와 학교의 벽을 허무는 것이 설립 취지 중의 하나”라며 “시안과 산시성뿐 아니라 서부대개발의 ‘성장 엔진’으로도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 중국 대학은 지역과 협력하는 ‘응용성 대학’

시안자오퉁대와 동문들이 함께 설립한 ‘시자오 1896 인큐베이터’의 주취안취안 총경리가 지난달 12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사무실에 찾아온 동문들이 칠판에 메모해 놓은 것을 가리키고 있다.
산시성 교육청 원퉁(文通) 부처장은 “시안뿐 아니라 중국 주요 대학, 특히 이공계 대학의 운영 방침 중 하나는 ‘응용성 대학’”이라고 말했다. 대학이 홀로 상아탑에 갇히는 개념은 중국에는 없다는 뜻이다. 원 부처장은 ‘응용’은 크게 4개 부분으로 ‘교정(校政·대학과 정부) 교지(校地·대학과 지역 사회) 교기(校企·대학과 기업) 교교(校校·대학 간의 전문 분야 특화) 합작’이라고 말했다. ‘교교 합작’이란 시안의 경우 시안자오퉁대는 정보기술(IT)과 화공학 지질학, 시안전자과기대는 전자, 시베이(西北)공대는 무인 항공기 등에 특화해 중복을 가급적 피하면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말한다.

중국도 도시별로 인재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시안 소재의 대학이 병마용 등 문화유산을 보존 관리 연구하고 졸업 후에는 바로 취업이 되는 문화유산보호과 등 지역 특성에 맞는 학과를 세운 것도 문화 고도의 장점을 살려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한 것이다.

대학과 지역 업체 간 산학협동도 활발하다. 시안자오퉁대의 경우 2006년부터 2015년까지 대학이 기업과 맺은 각종 산학 합동 연구 프로젝트가 1000여 건으로 70억 위안 이상의 직접적인 소득 증대 효과도 냈다고 말했다.

시안의 이공계 명문대인 시안시베이(西北)대에는 ‘고기술 전이 창신 연구원’이 있다. 이름이 연구원이지만 연구개발 성과를 사회와 접목시키는 것을 담당하는 부서다. 선화화(申華華) 원장은 “연구원은 사회와 연계된 대학 연구, 대학과 사회가 함께 가는 것을 보여주는 부서”라고 말했다. 선 원장은 “시안이 병마용 관광객으로만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잘못”이라며 “대학과 사회 간의 협력에 미래 발전의 열쇠가 있다”고 말했다.

○ 대학-지역 잇는 또 하나의 가교 ‘교우(校友) 경제’

중국 주요 도시의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데 해당 지역 대학이 기여하는 방법 중 하나로 ‘교우회(校友會·동문회)’를 통한 투자 및 벤처기업 육성이 있다. ‘교우 경제’란 대학 동문 기업인이 자신의 모교가 있는 지역에 투자해 경제 성장과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말한다. 시안시 옌샹(雁翔)로에 있는 ‘시자오(西交) 1896 인큐베이터’도 시안자오퉁대의 150여 개 교우회 중 하나다. 이 교우회의 이름만 봐도 ‘1896년 설립된 대학을 모체로 한 시안자오퉁대’ 출신을 우선 지원하는 곳임을 알 수 있다. 주취안취안(祝全全) 총경리는 “모교 출신은 다른 벤처기업가와 조건이 비슷하면 인큐베이터 등록비를 면제해주고 ‘싹이 보이면’ 3∼6개월 사무실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단체에는 모교도 3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학교는 졸업생들이 벤처 기업을 차릴 때 교우회를 통해 네트워킹을 쌓아 사회에 진출하는 데 따른 리스크를 줄여준다.

주 총경리는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로 있다가 시안으로 돌아와 개인 DNA 검사법을 개발하는 벤처회사를 세우려는 한 벤처기업인이 찾아왔을 때 유사한 연구를 하는 인력을 찾아주고 필요한 자본을 모아 창업을 도왔다”며 “‘동문 경제’의 힘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시안=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중국 시안#시안자오퉁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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