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매물 나오자… 한달새 7억 올랐어도 구입문의 빗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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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장기보유자 매매’ 허용
초과이익 부담금 피한 반포1주구 등 매물 품귀속 호가 올라 ‘눈치전쟁’
‘폭탄’ 맞은 단지는 거래상담 끊겨… 강남구 집값은 1주새 0.93% 껑충

“전체 5040채 중 20채도 안 되는 조합원 지위 양도 매물을 두고 지금 사야 할지, 더 지켜볼지 가늠하려는 ‘눈치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25일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인근 G공인 관계자가 전한 시장 분위기다. 이날은 ‘8·2부동산대책’으로 막힌 조합원 지위 양도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첫날이었다. 1가구 1주택자로서 10년 보유, 5년 거주요건을 만족하면 팔 수 있도록 한 것. 단지별로 이 조건을 만족하는 매물은 손에 꼽을 정도다.

○ 거래 실종 속 분위기 엇갈려

‘부담금 폭탄’을 피했느냐에 따라 단지별 분위기가 엇갈렸다. 개포1단지처럼 초과이익환수를 피한 단지에서는 매물을 찾는 문의전화가 이어졌다. 개포1단지 G공인 대표는 “매물이 얼마나 나왔는지 묻는 전화가 아침부터 계속해서 걸려 오고 있다”고 했다. 서초구 반포1단지 1·2·4주구의 K공인 관계자도 “매물이 나오면 알려 달라는 예약전화가 부쩍 늘었다”고 했다.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반포 J공인 대표는 “값이 너무 올라 매수자들이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정부 규제로 시간이 지나면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기대하는 눈치”라고 했다. 이날 반포1단지 1·2·4주구에 풀린 조합원 지위 양도 가능 매물은 5채 정도다. 전용 84m²는 지난달 말보다 7억 원 이상 오른 34억∼36억 원 선을 호가한다. 초과이익환수를 피한 서초구 신반포3차 N공인 관계자는 “집주인들은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어 평형별로 한 채씩 나와 있는 매물마저 거둬들이려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재건축 부담금을 피할 수 없게 된 단지 분위기는 이날 날씨만큼 얼어붙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G공인 관계자는 “부담금 발표 전까지만 해도 조합원 매물이 나오면 즉시 연락 달라던 문의전화가 요 며칠 완전히 끊겼다”고 했다. 반포1단지 3주구 K공인 관계자는 “같은 단지인데도 부담금을 피한 1·2·4주구 문의는 많지만 그렇지 않은 3주구 매물을 묻는 사람은 전혀 없다”고 했다.

○ ‘부담금 폭탄’ 예고에도 강남 집값은 더 올라

서울 집값은 이번 주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값 상승률은 0.38%로 전주(0.39%)와 비슷했다. 정부가 재건축 부담금 시뮬레이션 결과를 미리 발표(21일)하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아직은 시장이 반응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정부가 “반드시 잡겠다”고 공언한 강남구 집값은 이번 주에만 0.93% 뛰어 오히려 지난주(0.75%)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이는 감정원이 관련 통계를 수집하기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최문기 감정원 주택통계부 과장은 “압구정 현대아파트나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사업 속도가 느려 당장 초과이익환수제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단지들의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부담금 폭탄을 맞지 않은 단지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서초구 집값 상승률(0.81%→0.78%)도 큰 변화가 없었다. 지난주 역대 최고 상승률(1.39%)을 기록했던 송파구는 상승폭이 0.67%로 떨어졌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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