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 응원합니다]<4>프로농구 허웅이 체조 손연재에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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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 2016 리우올림픽 D-1]
“마지막이 될 올림픽… 주연으로 날아라”

농구 국가대표 허웅이 정성 들여 쓴 응원 메시지를 들고 리듬체조 손연재의 리우 올림픽 선전을 기원했다. 원주=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농구 국가대표 허웅이 정성 들여 쓴 응원 메시지를 들고 리듬체조 손연재의 리우 올림픽 선전을 기원했다. 원주=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지난 시즌 프로농구 허웅(동부·23)은 누구보다 많은 응원을 받으며 코트를 누볐다. 데뷔 2년 만에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올스타 팬 투표 1위’에 오르는 감격도 맛봤다. 응원이 주는 힘을 잘 알기에, 이번엔 직접 응원에 나섰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리듬체조 손연재(연세대·22)를 위해서다.

허웅은 지금까지 손연재의 응원을 받기만 했다. 1년 후배 손연재는 연세대 농구부 경기장을 찾아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학교에서 농구 경기가 있을 때 손연재 선수가 자주 왔어요. 학교 다닐 땐 오며 가며 인사도 하고 학생식당에서 밥도 몇 번 먹으면서 친하게 지냈죠.”

올림픽을 앞둔 손연재에게 응원 메시지를 전하기로 한 허웅은 농구장 구석에 자리를 잡고 진지한 자세로 응원 메시지를 한 자 한 자 적었다. ‘손연재 선수 리우 올림픽 파이팅 하세요!’ 글씨를 잘 쓴 것 같다며 만족해하던 허웅은 잠시 고심하더니 ‘응원할게요!’ 한마디를 더 적어 넣었다.

“서로 훈련하기 바빠 못 본 지 정말 오래됐어요. 이제 다시 만나면 어색할 것 같아요(웃음).” 손연재는 그동안 전지훈련으로 한국보다 러시아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많았다. 허웅도 대학 3학년 때 프로에 입단해 일찍 학교를 떠났다. 지난해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 때 둘 모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했지만 일정 때문에 응원을 가지 못해 아쉬웠다는 허웅은 “리우에서 손연재 선수에게 이 응원 메시지를 꼭 전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리듬체조와 농구 모두 신체 조건이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그래서 두 선수가 겪는 고충은 비슷하다. 손연재는 큰 신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역동적인 연기가 강점인 유럽 선수들과 차별화할 프로그램을 고민해야 한다. 허웅 역시 자신보다 20cm 이상 큰 외국 선수들과의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체력을 키워야 한다.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을 꿈꾸는 허웅은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큰 손연재에 대해 “리듬체조 선수들의 은퇴가 그렇게 빠른지 몰랐다”라며 “대학교 때부터 익히 들었어요. 엄청 노력한다고요. 마지막 대회인 만큼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허웅은 손연재에게 부탁 한마디를 했다. “다음 시즌에는 동부 경기에도 많이 응원 와 주면 좋겠어요.”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농구#허웅#손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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